경기침체에도 고용률 '최고'…청년·제조업은 '한파'

전민정 기자

입력 2023-10-13 17:28   수정 2023-10-13 17:28

    <앵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작년 이맘때보다 31만명 가까이 늘어 석달 만에 30만명대로 다시 올라섰습니다.

    9월 기준으로 취업률은 '역대 최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수출 회복이 더뎌지면서 제조업 취업자 수의 감소 폭은 더 커졌고, 청년층의 취업도 11개월째 내리막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김병환 / 기획재정부 1차관 : 고용률 63.2%, 실업률 2.3%로 각각 9월 기준 역대 최고,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고용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운주 /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 9월 고용동향은 돌봄 수요 및 외부 활동 증가에 따른 취업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자 증가 폭이 8월에 비해서 확대됐고….]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와중에도, 고용 시장엔 온기가 돌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름철 집중호우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주춤했던 취업자 수 증가폭도 30만명대를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고용 지표를 꼼꼼히 살펴보면 과연 '제대로 된' 호조세일까 의문이 듭니다.

    60세 이상을 빼고 보니, 같은 30만명대였던 지난 6월과 비교해 9월 취업자 감소폭은 4배나 더 커졌습니다.

    한창 일해야 할 청년층의 경우 9만명 가까이 줄었을 정도로 한파가 여전합니다.

    정부는 변화하는 인구구조 탓을 했지만, 취업자 수가 아닌 인구를 반영한 고용률을 기준으로 해도 전체 연령대 중 청년층만 부진했습니다.

    청년층 실업률이 하락한 것도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기보다는 취업 의지를 갖고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 수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질 좋은 일자리'의 대명사 격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9개월째 내리막인데, 감소 폭도 다섯달 만에 가장 컸습니다.

    이는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생산 감소가 계속되고 수출도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탓인데,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변동과 같은 악재는 아직 반영도 되지 않았습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반도체 산업이 저점을 찍고 있어 (반도체 산업 위주로) 고용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 하마스 사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고 중동전쟁으로 확산되면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고용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특별한 이유 없이 일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1만명 넘게 늘어난 것도 '고용 통계'의 착시.

    정부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고용 미스매치'를 원인으로 보고 다음주 세번째 '빈 일자리' 대책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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