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내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관심을 모았던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고쿠사이 일렉트릭(Kokusai Electric)'이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블룸버그통신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고쿠사이는 거래 첫 날인 오늘(25일) IPO 가격 1,840엔보다 28% 오른 2,350엔에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과 함께 15% 오른 2,116엔으로 출발한 고쿠사이는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한 때 32% 오른 2,431엔에 거래되기도 했다.
고쿠사이의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에서 결정됐으며 시가총액은 IPO 가격 기준으로 4,240억 엔, 우리 돈 약 3조8천억 원이다.
이 회사를 소유한 미국계 사모펀드, KKR은 고쿠사이 주식 약 5,880만 주를 매각해 1,080억 엔을 조달, 지분율은 73.2%에서 47.7%로 낮아졌다.
고쿠사이의 상장은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8년 12월 2조6천억 엔을 조달한 이후 일본 내 IPO로는 5년 만의 최대 규모다.
히타치 계열사인 히타치 고쿠사이 일렉트릭에서 분사한 고쿠사이는 지난 2017년 KKR에 인수됐다. 인수금은 22억 달러, 우리 돈 약 3조 원이다.
이후 KKR은 고쿠사이를 미국 반도체 회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에 매각하려 했으나 중국 반독점 당국의 반대로 매각에 실패했다.
고쿠사이는 도야마현에 제조기지를 두고 실리콘 웨이퍼에 성막을 증착하는 장비를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 중부지역에 또 다른 공장을 짓고 있다.
인텔 등 주요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한편 규모가 더 큰 도쿄 일렉트릭 등이 경쟁사다.
카타르 투자청은 지난 6월 반도체 장비 시장의 수요 증가 및 급속한 성장세를 평가해 이 회사의 지분을 약 5% 인수한 바 있다.
최근 일본 내 IPO 시장이 급격하게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고쿠사이의 상장은 미국 진영 동맹국들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반도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일본 정부 또한 최근 반도체 산업 재건에 적극 나서면서 투자를 늘리는 한편 외국 반도체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고쿠사이의 증착 및 열처리 장비가 미국의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됐고 이 회사의 중국 매출의 34%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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