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8% 오르며 석달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습니다.
최근 일곱달 사이 가장 큰 오름폭 인데요.
당초 10월이면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을 빗나가며 연말까지 3%대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경기에도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추석이 지난지 한참인데, 농산물값 고공행진이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사과 가격은 70% 넘게 올랐고, 상추는 40%, 파는 24% 이상 값이 뛰었습니다.
이맘때쯤이라면 수확기를 맞아 공급이 늘고 가격은 안정화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달랐습니다.
[김보경/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채소 같은 경우에는 10월에는 9월에 비해서 기상 여건이 조금 완화되면서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하락 폭이 기상 이상기온 효과로 인해 예년에 비해서 좀 줄었습니다.]
그동안 그나마 물가 안정세를 주도했던 건 석유류 가격.
10월에도 1년 전에 비해선 1.3% 내리긴 했지만, 중동 전쟁 여파에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며 전달과 비교하면 오히려 1.4% 올랐습니다.
이처럼 고유가와 이상기온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 물가 상승률이 4%에 육박하게 되자, 정부는 다급해졌습니다.
자칫 물가가 반도체 업황 회복과 수출 플러스로 탄력을 받고 있는 경기 반등의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입니다.
특히 서민부담으로 직결되는 '장바구니 물가' 지수와 먹거리와 의류 품목까지 크게 오르면서 위기의식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추경호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즉시 가동하겠습니다. 각 부처 차관이 소관품목 물가 안정은 스스로 책임진다는 각오로….]
이대로라면 정부가 제시한 연간 올해 물가 목표치인 3.3% 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상황.
한국은행도 최근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지난 8월에 전망했던 연간 3.5% 물가 경로마저 웃돌 것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를 내놨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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