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연내 불법 공매도 조사 결과 일부 발표"
정부는 전격적인 공매도 금지 결정 배경으로 '시장 불안'을 내세웠다. 더불어 기관투자자들의 관행적인 불법 행위를 이대로 놔두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임시금융위원회가 끝난 뒤 브리핑을 갖고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등 급격한 시장 불안 상황에서만 공매도 금지가 결정됐던 만큼 '이중 잣대'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사전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결정 기준으로는 자본시장법 제180조 제3항을 내세웠다. 해당 조항은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차입공매도 제한이 가능하도록 정한다.
글로벌 주요국 가운데 '독자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당국은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인 흐름도 보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치지 않고는 자본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어렵다"면서 "이러한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공매도 거래 금지로 시장 변동성이 낮아질 거라 보느냐는 질문에는 최소한 불법적인 거래로 인한 영향은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김 위원장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여러 가지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데, 환경적인 불안정성과 불법 공매도가 결합되면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IB 전수조사 결과 일부를 연내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단순히 한곳의 증권사나 IB들의 문제라 보기엔 광범위한 상황"이라면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 당국은 폭넓은 의견 취합에 나설 방침이다. 개인의 대주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노력을 진행했지만 불평등하다는 지적이 여전한 만큼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거래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 시장이 불안정하고,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관행적인 불법이 계속되는 한 공정한 거래질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내년 6월에 상황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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