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꼴 날라"…산은, 영구채 1.7조 남아
국내 대표 해운사죠. HMM의 본입찰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가운데 1조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주식으로 전환, 오늘 상장되는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박 기자, 얼마나 되는 물량입니까?
<기자>
전환사채를 바꾼 8천만 주와 신주인수권 행사분 1억 2천만 주를 합쳐 전체 2억 주입니다. 기존 발행주식의 40%를 웃도는데요.
현재 주가에는 일찌감치 반영됐다는 분석이 우세한데, 이미 예정된 수순인데다 지난 7월 공식 발표까지 있었기 때문이죠. 당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의 매각 공고를 내면서 들고 있는 영구채를 주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산은과 해진공의 HMM 합산 지분율은 44.92%에서 57.88%로 늘어나는데, 이번에 추가된 지분까지 합쳐서 매각할 계획입니다.
최종 인수후보자로는 동원과 하림, LX그룹이 선정됐고요. 업계에서 예상하는 HMM의 매각 가격은 최소 5조 원입니다. 관건은 인수 후보자들의 현금 동원력인데, 유찰 가능성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산은에게는 이번 물량 외에도 1조 7,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가 더 남아있어서 경영권 안정화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적격 인수자가 없으면 매각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죠. 노조 반발도 만만치 않은 만큼 장기적인 경영권 안정화가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당장 주주들로서는 답답한 상황이겠군요.
<기자>
주주들 사이에서는 '대우조선 꼴 난다'는 걱정이 나옵니다. 최근 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오션, 즉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 산은에 넘어간 뒤 22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았죠. 최종 매각가는 2008년 6조에서 2조로 깎였습니다.
길어지는 불확실성에 주가 역시 답답한 상태입니다. 지난달에는 연고점이었던 올 1월과 비교해 반 토막까지 떨어지기도 했었죠. 단기 수급으로는 2천억 원에 육박하는 공매도 잔고도 부담인데, 공매도 거래 금지가 적용되고 있음에도 지난 수요일 1만 8천여 주가 거래된 점도 주주들을 긴장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다만 최근 한 달 외국인과 기관들의 순매수가 들어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지난달 6일부터 어제까지 외국인은 443억, 기관 투자가는 75억 원어치를 사들였는데요. 올해 매출 8조 5천억 원, 영업이익은 8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악재를 덜고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앵커>
해운 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죠. 한진해운 파산 이후 사실상 하나 남은 국적선사인 만큼 지배구조 정리를 마무리 짓고 미래 투자를 서두를 필요가 있겠군요. 이 가운데 팬오션은 오늘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고요?
<기자>
시장이 예상하는 팬오션의 3분기 매출은 1조 2천억, 영업이익은 1,100억 원입니다. 지난해 보다 부진할 것이란 예상인데요. 화물 운임이 싼 데다, 중국의 수요 둔화 탓입니다.
해운은 크게 곡물이나 가루를 나르는 벌크와 화물을 싣는 컨테이너로 나뉘는데, 팬오션은 국내 1위 벌크선사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운송업종의 최선호주 팬오션을 꼽습니다. 20년 내외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죠.
모회사인 하림지주가 HMM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력한 상황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적격인수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해운사를 가지고 있죠. 선박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리는 팬오션이 글로벌 8위 컨테이너 선사인 HMM을 인수해 초대형 국적선사로 나아가겠단 포부인데,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주주들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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