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격적으로 공매도 금지를 시행한 지 닷새가 지났습니다.
공매도가 막히자 주가지수선물과 개별종목선물 매도거래가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시에 한국에서 발을 빼려는 글로벌 큰 손들이 나오면서 한국 증시가 고립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
정부가 공매도를 금지하자, 외국인은 '선물 매도'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 4일간 외국인의 코스피 200 선물 매도 금액은 지난달 평균보다 51%나 늘어났습니다.
개별 종목 선물의 매도 금액도 10월 일평균 1조 7천억 원에서 무려 80% 가까이 급증하면서 3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던 지난 2020년 3월에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외국인은 주가지수선물 매도를 늘린 적이 있습니다.
개별종목선물 매도는 3년 전에도 이번과 비슷한 규모로 급격하게 물어난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증권업계는 공매도 전면 금지와 함께 우리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지수와 종목선물 매도의 증가 요인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매도와 마찬가지로 과열된 늘어난 선물 매도도 현물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계속되는 선물 매도로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현물과 선물 간의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금융업계 관계자 : 외국인이 선물을 매도하면 기관은 선물을 살 거잖아요. 기관들이 현물을 매도하는 차익 거래 전략을 펼치거든요. 증시에 썩 우호적이진 않죠.]한국경제TV가 보도한 대로 글로벌 큰 손들이 한국을 외면하려는 움직임도 하나둘 감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초대형 수탁은행 가운데 하나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뱅크 앤드 트러스트(SSBT)'는 내년부터 한국에 대한 주식 대여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왔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물 건너갔다고 평가합니다.
[빈기범 /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번 공매도 조치는 한국의 자본시장의 대외적인 신뢰도를 굉장히 약화시킬거다라고 전망합니다. 금번의 조치로 인해서 MSCI 선진시장 지수로의 편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합니다.]풍선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불법 공매도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됩니다.
한국경제TV 김동하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근, 영상편집 : 강다림, CG : 심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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