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학연·지연·혈연' 연결고리가 원인
총선 앞두고 테마주 활개치지만 변동성 커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있는데요. 총선이 다가올수록 각종 정치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죠.
해당 내용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제(27일)도 사진 한 장 때문에 상한가를 찍은 종목이 있다고요?
<기자>
네, 어제 대상그룹 관련 종목들이 상한가를 기록했는데요.
바로 배우 이정재 씨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나서 찍은 사진 한 장 때문입니다. 덕분에 두 사람이 서울 현대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도 알려졌죠.
사실 이정재 씨나 한 장관은 대상그룹과 전혀 연관성이 없습니다. 다만, 막연한 연결고리를 찾아보자면,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이정재 씨가 오랜 연인 관계인데,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대상그룹 종목이 이른바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미 대상은 그전부터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 선후배 사이라는 점을 이유로 관련 테마주로 꼽혔는데요.
실제로 어제 대상홀딩스와 대선홀딩스우선주는 30% 가까이 오르며 나란히 상한가를 찍었습니다.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한 건데요.
이 외에도 덕성우선주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덕성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 테마주로 엮였는데,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꼽히면서 매수세가 옮겨간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덕성은 합성피혁과 합성수지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기업이잖아요. 이렇게 선거철만 임박하면 정치인과의 학연이나 지연이 부각되고 있는데,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금 투자자분들도 뜬금 없는 연결고리에 주가가 반응하니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히지만 그만큼 실체 없는 테마주는 변동성이 크고, 재료가 소멸하면 주가가 단기간에 원상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전날 상한가를 찍었던 대상홀딩스로 예를 들자면, 바로 직전 거래일(지난 24일)엔 고작 1%대 상승률을 보였고요. 앞선 이틀은 하락 마감했습니다.
특히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의 테마주로 언급된 종목 83개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해당 기업의 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었습니다. 주로 공통 지인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올랐죠.
또한, 지난 18·19대 대선 과정에서 상위 두 후보의 선거 테마주로 분류된 64개 종목을 주가 지수로 만들어 추이를 분석해봐도 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수는 모두 상승했지만, 선거일 기준 13~24 거래일 전부터 빠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결국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는 건데요. 증권가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증권가에선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별다른 호재 없이 단기간에 주가가 요동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지금처럼 주도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자금이 테마주에 쏠리고 있는 건데, 결국 주가 상승은 거품에 불과하다는 설명입니다.
덕성은 전날 "최근 당사 주식이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과거 및 현재의 당사 사업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선을 긋기도 했는데요.
결국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 이 문장이 정치 테마주의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도 "정치 테마주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경우가 대다수라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힘이 부족하다"며 "주가 하락 폭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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