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황&이슈

11월 28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 하우스 해킹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3-11-28 07:55   수정 2023-11-28 07:55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황금수갑 효과’인데요. 황금수갑 효과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고용주가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모기지 금리와 관련해서 주택 시장에도 이 용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럼 먼저,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 10월,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인 8% 선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11월 들어서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모기지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국채 금리가 하락했는데요. 그 영향으로 11월 셋째주까지 30년 모기지 금리는 0.45% 하락하며 현재는 9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모기지은행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30년 모기지 평균 금리는 7.41%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 소유자 대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금리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을 때 이사를 하거나 리파이낸싱을 했는데요. 당시에는 금리가 4% 미만, 또는 심지어 3% 미만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버린 지금, 주택을 팔고 새로 모기지를 받아 집을 옮기려면 저금리를 포기하고, 매달 높은 모기지 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겁니다. 즉, 고용주가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처럼, 모기지 금리 급등이 주택시장에서 ‘황금수갑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금리가 높을 때는 주택 수요가 낮아지면서 주택 가격은 하락하는게 일반적인데요. 최근 미국 주택시장은 상황이 다릅니다. 역설적으로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인해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며 가격도 동시에 오르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 통계인 올해 8월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올랐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7년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거고요. 현지시각 오는 28일에는 9월 주택 가격지수가 발표될 예정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높은 집값과 모기지 금리가 이어지자, 미국 MZ세대 사이에서는 이른바 ‘하우스 해킹’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주택을 구매해서 본인이 한 방에 살고, 다른 방에 대해서는 세를 주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세나 반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질로우는 하우스 해킹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최근 2년간 미국에서 주택을 구입한 사람과 내년에 주택을 살 의향이 있는 잠재 구매자 중 MZ 집주인의 50% 이상이 ‘하우스 해킹’이 중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대로 40대에서 50대가 주력인 X세대 집주인은 36%가, 60대 이상인 베이비부머 세대는 4%가 하우스 해킹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습니다.

    하우스 해킹에 대한 평가도 살펴볼 텐데요. 하우스 해킹의 중요성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향후 임대 소득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매니 가르시아 질로우 수석 인구과학자 역시 “현재 주택시장에 경제적인 제약이 너무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임대 수입은 주택 소유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모기지 은행가인 멜리사 콘은 “임대 수입에 의존해 주택을 구입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임대료 없이도 모기지를 감당할 능력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일부를 임대할 의도로 더 큰 집을 구입하면, 비싼 모기지와 임대되지 않고 공실로 남아있는 방으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낳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CNBC에 따르면, 이 같은 하우스 해킹으로 집을 살 기회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레드핀의 보고서는 올해 3분기 주택 임대 시장의 공실률을 6.6%로, 2021년 1분기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현재 공급 부족 상태인 소형 아파트 건물이 건설 중에 있고 내년에 공급될 예정인데요.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임대 수익률이 지금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오늘은 ‘황금수갑 효과’처럼 모기지 금리에 갇혀버린 미국 주택 시장의 상황 그리고 이에 따라 나타난 새로운 주택 구매 형태인 ‘하우스해킹’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른 국채금리 하락, 그리고 모기지 금리의 하락 전환이 미국의 주택시장에 새로운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조윤지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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