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원유 감산에 한목소리를 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사우디 국영 SPA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정상회담한 두 정상은 이날 동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세계 석유시장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OPEC+ 국가간 협력의 성공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OPEC+의 협력이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며 모든 회원국이 OPEC+ (산유량 감산) 합의를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달 30일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발표 직후 OPEC은 이 합의를 이행하는 총 8개국의 감축량이 하루 220만배럴에 이른다고 설명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관련, 이스라엘에 대해 악화하는 이슬람권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의 도움이 시급한 미국으로서는 푸틴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밀착이 달가울 수 없다.
특히 현재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싸우는 이스라엘 양쪽을 동시에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석윳값을 끌어올리는 OPEC+의 감산 정책은 미국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에 합의했을 때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돕고 있다'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게다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내 물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유가가 내려가야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금리 인상 중단을 확실히 결심할 수 있는 처지다.
하지만 사우디 입장에서는 비전 2030과 네옴 프로젝트 등 각종 초대형 국가사업에 투입할 재정 마련을 위해 유가를 올리기 위해 감산 논의를 주도할 수밖에 없고 이런 점에서 러시아와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AFP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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