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두 달 연속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출 회복에도 소비 등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고 공급망 불안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의 회복 및 고용 개선 흐름 등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그린북에서 '경기 회복 조짐'이라고 평가한 데 이어 두 달째 비슷한 진단을 내린 것이다.
경기회복 진단을 이어간 근거는 수출 회복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10월 13개월 만에 반등한데 이어 11월에도 1년 전보다 7.8% 늘어나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3% 늘어난 157억9,200만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수출 회복에 힘입어 제조업 생산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10월 제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2% 늘어나고 반도체도 14.7%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10월 경상수지는 68억달러 흑자였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경상수지는 233억7천만달러 흑자로 정부의 연간 전망치(230억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정부는 연간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기재부는 다만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 등 내수는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소매판매는 한달 전보다 0.8% 줄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생산도 0.9% 감소로 돌아섰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고물가 영향이 기본적으로 있고 고금리 영향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넉 달째 하락해 소매판매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1년 전보다 3.0% 늘고 백화점 매출액과 할인점 매출액도 각각 7.0%, 1.6% 상승하며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770.3%(속보치) 증가했다.
10월 설비투자는 한달 전보다 3.3% 감소하는 등 투자도 부진한 모습이었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에 대해선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물가 안정에 대해 한층 긍정적으로 표현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올라 전월(3.8%)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11월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이 배럴당 83.6달러로 10월(89.7달러)보다 하락했다.
이번 달 그린북에서 불확실성 요인으로 '공급망 불안'이 새로 언급됐다. 최근 중국으로부터 요소 수입이 중단되는 등 핵심 산업 품목들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중국의 내수 회복세 둔화 등 글로벌 경기 불안도 위협 요인이다.
기재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소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 등 민생 안전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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