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해운업체들이 지금까지 약 350억달러(약 45조원) 상당의 화물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고 미국 CN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지난 10월 시작된 이후 홍해에서 발생한 15차례 공격의 결과로 선박들이 경로를 바꾸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물류업체 '퀴네 앤드 나겔'(Kuehne+Nagel)의 파올로 몬트로네 수석 부사장은 CNBC 방송에 현재 57척의 컨테이너선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않고 아프리카 주변으로 돌아 항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컨테이너선의 총용량이 7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라며 더 많은 화주가 이런 길을 택할 것으로 보여 그 숫자는 더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MDS 트랜스모달(Transmodal)의 수석 컨설턴트인 안토넬라 테오도로는 각 컨테이너의 대략적인 가치가 5만달러(6천500만원)라고 밝혀, 결국 총화물의 가치는 350억달러에 달한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이 홍해를 통한 상업 교통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태스크포스 창설을 발표했지만, 해운사는 물론 석유사를 포함한 고객사, 보험사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미국의 발표 이후에도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는 홍해 대신 남아프리카의 희망봉 주변으로 선박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머스크는 2~4주 정도의 지연을 예상한다.
물류 서비스 전문업체인 C.H.로빈슨의 매슈 버지스 부사장에 따르면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 주변을 우회하면 속도에 따라 다르지만 약 3천400해리 또는 약 14일이 추가된다.
물류 업계에서는 운임 인상도 우려하고 있는데, 석유 운임은 이미 영향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인 보르텍사(Vortexa)에 따르면 중동에서 유럽으로 원유를 운송하기 위한 수에즈맥스급(Suezmax) 운반선의 예약 요금은 일주일 만에 25% 상승했다. 보험료도 덩달아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에서는 후티 공격으로 인한 운송 중단 기간에 따라 영향의 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상황이 몇 주 이상 지속되지 않는 한 많은 것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지중해와 인도양을 갈라놓는 홍해는 북쪽으로는 수에즈 운하와 남쪽으로는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경계로 한다.
홍해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의 주요 동맥 역할을 하면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해상 석유 교역의 12%,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교역의 8%를 각각 차지했다.
또 전 세게 컨테이너 무역의 20% 이상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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