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 후티의 공격으로 긴장이 고조된 홍해 항로 보호를 위한 기여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주관한 '홍해 항로 보호'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당시 화상회의에서 "무모한 후티의 공격은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 확고한 국제적 대응을 요구한다"며 각국에 항행이 위험해진 홍해 항로에서 민간 선박을 보호하는 다국적 함대에 기여할 것을 촉구했다.
자유민주주의 연대를 강조해 온 우리 정부도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요청을 외면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최근 홍해 일대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인한 항행의 자유 등 국제질서 위협 행위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는 해당 지역에서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여 방안의 하나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된 해군 청해부대의 파견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청해부대 파견이 아닌 외교적 지원 등 다른 방식으로 기여방안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파병을 검토하느냐'는 연합뉴스 질의에 "해당지역 상황과 관련한 기여 방안에 대해서는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유관부처와의 협의 등을 통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는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최소 10여 척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도 포함되면서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핵심 교역로인 홍해의 위기가 고조됐다. 이에 글로벌 대형 해운회사가 잇따라 소속 선박의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하면서 운임과 국제유가 상승, 운송 지연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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