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 발행규모 50% 급감…차환용 회사채 발행은 증가

조연 기자

입력 2024-01-24 06:00  

조단위 대어급 IPO 실종에 기업공개 규모 73%↓
회사채 발행, 우량물·단기로 집중…"70%가 차환"


지난해 증시에서 기업공개 수는 늘었지만,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몰리고 대어급 IPO가 실종되면서 기업공개 규모가 70% 넘게 급감했다.

회사채 발행은 AA급 이상의 우량물, 1년 이하 단기를 중심으로 늘었으며, 투자·운영자금 보다는 채무상환 목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기업의 직접금용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 발행실적은 10조8,5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1년 이후 두 해 연속 급감한 것으로, 대외여건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모두 감소했다.



기업공개 건수는 119건으로 전년보다 4건 늘었지만, 금액은 13조3,515억원에서 3조5,997억원으로 무려 73% 큰 폭으로 줄었다.

2022년부터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의 위축된 분위기가 이어져 조단위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일정이 지연되면서 건당 평균 공모규모(302억원)가 전년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줄어튼 탓이 컸다.

지난해 기업공개 규모는 코스피 시장이 9,962억원(5건), 코스닥 시장이 2조6,035억원(114건)로, 코스닥 시장에 사실상 IPO가 몰렸었다.

유상증자 발행실적도 2022년 8조5,893억원에서 지난해 7조2,572억원으로 15.5%가량 낮아졌다.

경기 부진에 따른 투자환경 악화로 시설자금 수요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회사채 발행을 AA 등급 이상의 우량물을 중심으로 늘었다.

일반회사채 발행 실적은 총 446건, 43조2,809억원으로 전년대비 12조9,079억원, 42.5%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불안 요인들로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AA 등급 이상 우량물의 비중이 79.4%로 증가했다. 과거 30%를 웃돌던 A등급·BBB등급 이하 비우량물은 20.6%로 낮아졌다.

금리 인상 우려가 지속되면서 중장기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감소했고 1년 이하의 단기채 비중이 3.7%p 상승했다. 시설·운영자금 수요보다는 채무상환 목적 위주의 회사채 발행이 70.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채는 174조1,280억원으로 전년보다 26.1% 늘었고, ABS는 전년보다 22.3% 증가한 17조4,024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채는 줄었지만, 특히 고금리 예금 상품 만기 도래와 대출 수요 증가로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

CP(기업어음)과 단기사채 발행액은 총 1,263조9,849억원으로 전년대비 286조1,226억원(18.5%) 감소했다. CP 발행액은 지난해 408조4,856억원으로 전년보다 4.5% 줄었고, 단기사채는 855조4,993억원으로 23.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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