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의 발달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지고 금융사들의 비금융업 진출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금융사들이 내놓은 융합서비스는 소비자들과 관련업계의 선택권을 넓히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금산분리 규제에 신규 사업을 추진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신용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과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 사업.
정부의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불과 수년전에 도입된 혁신금융서비스지만 벌써부터 성장세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19년 12월 시작 당시 알뜰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KB 리브엠은 성장세가 정체됐고 수익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태입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가입자 수 역시 주춤하면서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의 2.5% 수준인 40만명 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22년 1월 서비스가 시작된 신한의 땡겨요는 상생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용자수와 가맹점수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과의 연계 상품을 제외한 배달앱 자체 수익은 사실상 마이너스입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지 않은 다른 금융사들의 상황은 더 안좋습니다.
'22년 9월 출시된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공급망 플랫폼 '원비즈 플라자'는 1만개 회사가 이용하고 있지만 금융연계 이외 사업 자체 수익성은 없고,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주도적으로 비금융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 : 아무래도 금융사들이 이자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면 비금융 산업으로 사업을 확대해야 하는데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외하고 은행업 규제 완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금융권 관계자 : 금융과 IT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산분리 등과 같은 규제를 완화하거나 지주 차원에서는 데이터 분석 등과 같은 금융업과 밀접한 비금융 업무를 자회사로 둘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현행 금산분리 제도에 따라 금융회사는 비금융 회사 주식을 15% 초과해 소유할 수 없습니다.
산업간 융합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지난해 8월 발표가 연기된 '은행의 비금융업 허용' 방안이 수면아래로 가라앉으면서 혁신 금융사업도 공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 : 충분한 의견수렴도 필요하고 최근 금융권의 다양한 사고 등 불안 요인들이 있어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금산분리와 전업주의 등을 과감히 개선하겠다'라고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관련 논의가 오랜기간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금융사들의 수익 다각화 적기를 놓치고 다시 이자장사에 몰두하게 만들고 말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입니다.
영상편집 : 임민영
CG :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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