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기댈 곳은 '기업대출'뿐…연체율 관리 '과제'

김보미 기자

입력 2024-02-28 15:47  



은행권 성장전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대출'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72조 5,850억원으로 전년대비 8.1% 늘었다. 가계대출 성장률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기업대출이 은행들의 대출자산 성장을 이끌어낸 것이다.

올해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5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올랐고, 특히 중소기업대출 태도지수는 6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대출문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생금융과는 별도로 올해는 기업대출 취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은행권이 취급하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한도 마저 줄면서 공격적인 기업대출 영업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27년에는 10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2017년까지만 해도 90%를 밑돌았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105.4%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2분기에 101.7%까지 가까스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4위 수준으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이자수익으로 활로를 모색하기에도 역부족이다.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로 은행권의 고위험상품 취급을 제한해야 한다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몇 년간 지속적인 연체율 관리 및 충당금 적립은 은행권이 안고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말 기준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 동월대비 0.07%p,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16%p 증가했고, 전국 어음부도율(금액 기준)은 0.23%로 전년대비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이는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영 여건 악화로 한계에 내몰리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몇몇 은행들이 눈에 띄게 공격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다”며 “기업대출은 최소 3~4년은 지나야 부실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만큼,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지금의 공격적인 영업행태는 다소 우려스러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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