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고대병원 오늘 외래·수술 안한다

입력 2024-04-30 05:58   수정 2024-04-30 07:12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30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다.

강경파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의 취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향후 의사단체들의 투쟁이 더 격해질 가능성도 더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빅5 중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은 이날 하루 수술과 외래 진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응급·중증 환자와 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된다.

수도권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소속 교수 508명 가운데 상당수가 휴진하며, 용인세브란스병원과 고대안산병원도 휴진에 동참한다.

지방에서는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교수들이 이날 하루 진료를 보지 않는다.

다른 '빅5'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은 이번 주 금요일인 다음달 3일 진료과별 상황에 맞춰 일반 환자 진료와 수술을 멈춘다.

이는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울산대병원도 같은날 휴진한다.

서울성모병원은 다음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멈춘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진료와 수술이 없는 날을 골라 하루 쉴 예정이다.

앞서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에게 "주 52시간 근무 시간을 지키되 근무시간 초과로 피로가 누적된 교수는 주 1회 외래나 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해 휴식을 가져 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대전성모병원에서도 서울성모병원과 발맞춰 3일에 휴진할 예정이고, 건양대병원 교수들도 같은 날을 휴진일로 정했다.

지난 5일부터 이미 매주 금요일 휴진을 해온 충북대병원은 이번 주 금요일에도 마찬가지로 휴진한다

교수들의 휴진은 각 의대 교수 비대위 차원의 결정으로, 교수들은 자율적으로 동참 여부를 선택한다.

정부는 교수들이 휴진에 들어가더라도 의료 현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의 사직 혹은 휴진에 따른 추가 인력 파견 계획을 설명하면서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의료대란 수준의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의대 증원에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의대증원 추진은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회담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같은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증원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의사단체들의 대응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수들은 정부가 증원을 확정·발표하면 휴진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6일 총회를 열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할 경우 휴진 기간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주 1회인 휴진을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달 1일 공식 취임하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강경 대응에 불을 당길 것으로 보인다.

임 당선인은 지난 28일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2천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전선에서 사투하고 있는 전투병의 심정으로 결연하고 강한 모습으로 대응하겠다"며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올바른 목소리를 낼 것이고, 의료를 사지로 몰아가는 정책은 죽을 각오로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휴진하는 교수들과 학생·전공의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대병원 등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긴급 심포지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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