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코인 마켓 양극화 현상
'크립토 스프링(Crypto spring)'이 시작되면서 가상자산 사업자 간 실적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해 하반기 29개 신고 가상자산 사업자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일평균 거래규모는 전기와 비교해 7천억원(24%) 증가한 3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43조6천억원으로 53% 증가했다. 가상자산 침체기 이후 비트코인 반감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세계 비트코인 법화(fiat) 거래 중 원화거래 비중이 달러를 최초로 앞지른 바 있다.
다만, 가상자산 사업자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평균 거래만 보면 원화마켓은 상반기 2조8,900억원에서 하반기 3조5,800억원으로 늘었지만, 코인마켓은 지난해 7월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이들 일평균 거래는 70억원에서 40억원으로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성장 척도가 되는 신규 상장을 보면 원화마켓은 155건으로 전기 대비 70% 증가했다. 반면, 코인마켓은 84% 줄어든 14건에 불과했다. 이용자 등록 계정수도 원화마켓은 1,790만명 수준으로 전기 대비 늘었지만, 코인마켓은 26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실적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원화마켓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은 2,968억원인데 반면, 코인마켓 27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탓에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종료를 공지한 코인마켓 사업자 2곳, 지갑·보관업자 2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완전자본잠식 사업자가 15개사인 것으로 볼 때 영업 종료를 준비하는 사업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화마켓 거래소 내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자산 가치 증가로 515% 증가했다. 빗썸은 순이익이 75% 줄었음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5개 원화마켓 거래소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비 26.8%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코빗은 142억원 순손실, 코인원은 67억원 순손실, 고팍스는 51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초 비트코인 발 호재로 가상자산 시장이 잠시 들썩이긴 했으나, 최근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1억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8천만원대로 떨어졌다. 미국 금리 인하, 이더리움 현물ETF 미국 상장 등이 호재로 거론되지만 불확실성 커서 당분간은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이런 흐름이 길어지고 '부익부 빈익빈'이 이어지면 코인마켓 거래소들 위주로 문 닫는 곳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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