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버스도 자율주행…미래 모빌리티 큰그림

이서후 기자

입력 2024-05-27 16:14   수정 2024-05-27 17:19

KT, 안양시와 자율주행버스 시범사업 추진
지자체 최초 야간운행…디지털도로·AI 집합체
"레벨4 자율주행·UAM 미래 모빌리티 선점"
KT-안양시 자율주행 대중교통 버스 '주야로' 모습 (사진=KT)

평범하게 보이는 시내버스, 승객들이 탑승하자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그리곤 이내 운전석의 핸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KT가 안양시와 협력해 시범사업에 나선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다.

지난달 22일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을 시작한 주야로는 11개 정류장·왕복 6.8km 구간의 주간노선과 22개 정류장·왕복 14.4 km 구간의 야간노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야로는 사전에 정해진 일정 노선에 따라 운행되며, 정류장에 불법 정차된 차량이 있을 경우 이를 인식하고 알아서 차선을 변경한다.

좌회전, 우회전, 유턴은 물론 차량이 많아 혼잡하거나 좁은 도로에서 차량이 끼어들어도 문제없이 운행하는 모습이었다.

내부 상단에는 정보 표시 장치 역할을 하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운전석에서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동경로와 도로상황도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KT-안양시 자율주행 대중교통 버스 '주야로' 내부 모습 (사진=KT)

주야로 차량 외부에는 전후좌우 네 방향에 빛을 활용해 거리를 감지하는 센서인 라이다(LiDAR) 4대와 카메라 5대 그리고 레이더 1대가 탑재돼 자율주행을 지원한다.

수집된 정보는 실시간으로 안양시의 스마트 도시통합센터내 관제실로 전달되고, 차량에 비상 상황 등이 발생할 경우 위험 정보 등 역시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구축됐다.

지자체 자율주행 버스로는 처음으로 야간노선을 운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속도로나 일반도로 등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전하는 수준인 레벨 3 자율주행은 야간에 보다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된다.

주야로는 향후 유료 서비스로 전환돼 정규 노선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안양시는 주야로의 장기적인 운영을 위해 안양시의 민간 운수사에 위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안양시 자율주행 대중교통 버스 '주야로' 내부 모습 (사진=KT)

KT는 오랜 기간 쌓아온 자율주행 제어, 디지털 도로,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이번 시범사업에 대거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2016년부터 자율주행 승용차와 버스 개발, 평창동계올림픽 자율주행 시연 등 다양한 자율주행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교통 인프라 역할을 하는 C-ITS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C-ITS는 자동차와 도로 주변 기지국간 통신으로 노면상태, 낙하물, 교통사고, 주변차량 정보를 운전자와 보행자에 제공하는 안전시스템이다.

앞서 KT는 지난 2018년 울산을 시작으로 안양시와 수원특례시 등 14개 지자체와 함께 관련 사업을 추진, 현재까지 1만 340km에 달하는 디지털 도로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다.

KT의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로드 마스터와 모빌리티 메이커스도 적용됐다.

로드마스터는 AI가 과거와 현재 데이터를 A학습해서 미래 교통상황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빌리티 메이커스는 V2X(차량사물통신) 및 자율주행차량, 도로 인프라에 대해 위치 관리 등이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이다.

안양시 자율주행 시범사업 설명회에서 Q&A 중인 KT 전략신사업부문 모빌리티사업단 최강림 단장 (사진=KT)

KT는 자율주행, 디지털도로, 커넥티비티 관련 실증 사업을 확대해 향후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V2X 등을 통해 현재 레벨3 자율주행에서 운전자 개입이 전혀 없는 레벨4 자율주행까지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더 나아가 UAM과 이를 관제하는 플랫폼 등을 지속 개발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최강림 KT 모빌리티사업단장 상무는 "레벨4 진입 시기는 기술적 관점에서 2027년, 상용화 관점에서 2030년 이후로 예상한다"면서 "미래 모빌리티 관점에서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관제 플랫폼 기술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며 이미 고흥 등에서 실증 사업을 전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복합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MaaS'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야로는 오는 8월 14일까지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주간노선은 안양시 동안구청부터 비산체육공원을 왕복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야간노선은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4호선 인덕원에서 출발해 안양역에서 회차 후 법원검찰청, 평촌역까지 운영한다.

다음달부터는 스마일모빌리티 앱을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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