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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타액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했다.
우울증은 전세계 인구 3.8%가 겪는 정신질환이며, 국내 우울증 유병률은 5.7% 수준으로 추정된다. 우울증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로 개선이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진단을 받는 환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2020년 국내 조사 기준 11.5% 질환 진단)한 실정이다.
석정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 연구팀은 침 속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기반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마인즈내비(Minds.NAVI)’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마인즈내비는 설문 평가 도구(PROVE 검사)와 타액 내 바이오마커 분석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울증의 진단은 심리학적인 설문 평가와 면담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정신의학계에서는 다른 신체질환처럼 생물학적 지표를 포함해 진단을 객관화하고자 노력해 왔다. 마인즈내비의 경우 이런 수요를 충족한 제품이다.
코르티솔은 외부의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서 몸이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다. 석정호 교수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우울증 환자에게서 코르티솔의 농도가 낮게 나타나는 점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타액 호르몬 분석 결과를 우울증 진단 과정에 접목했다. 기존의 심리학적 평가설문 도구도 새롭게 구성했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임상심리전문가의 평가와 면담을 통해 주요우울장애 환자 35명과 건강대조군 12명을 선별했다. 이후 PROVE 검사로 심리지표를 수집했고, 생물학적 지표 측정을 위해 타액과 혈액을 채취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마인즈내비 소프트웨어로 심리지표와 생물지표를 통합 분석했다. 마인즈내비는 연구 참가자를 비우울증-우울증으로 나누고, 비우울증군은 건강(녹색), 유의(황색)로, 우울증군은 경도(주황색), 중증(적색)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마인즈내비의 진단 정확도는 97.9%로 나타났다. 마인즈내비는 주요우울장애로 분류된 환자 35명을 모두 우울증 환자군으로 진단했으며(민감도 100%), 건강대조군은 12명 중 11명은 비우울증 환자군으로 1명은 우울증 환자군으로 분류했다(특이도 91.7%).
우울증군에서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 역시 검증했다. 비우울증군에 비해 우울증군의 타액 내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났으며, 우울증 환자의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코르티솔의 양은 적게 나타났다. 또한, 코르티솔 농도가 낮아 부신 기능이 소진 단계에 해당하는 환자의 비율 역시 우울증군(경도 발현 50.0%, 중증 발현 57.1%)이 건강대조군(16.7%)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석정호 교수는 “그간 우울증 진단 과정에서 평가법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보완하고자 많은 시도와 노력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자가보고식 심리학적 분석에 생물학적 지표를 더하여 우울증 진단의 과학적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발행 학회지(Psychiatry Investig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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