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이 앞으로 6년간 두배 이상으로 늘어 1조 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2030년에는 1조2천억달러(약 1천650조원)로 확대될 것이라고 반도체 산업 컨설팅 업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트래티지스(IBS)가 전망한 것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가 인용 보도했다.
세계 반도체 매출은 올해 5천억달러가 조금 넘는다. 이 회사는 반도체 매출이 2029년에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2030년까지 6년 동안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 5천억달러선에서 정체됐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반도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530억달러(73조원) 규모의 반도체법을 통해 자국 중심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시도한다. 한국은 지난달 금융지원을 포함해 총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달 3천440억위안(약 65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반도체 투자기금을 조성했다.
EU는 역내 반도체 생산역량 증대를 위해 지난해 유럽판 반도체법 시행에 돌입했다. 현재 약 10%인 EU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로 2배 확대하겠다는 목적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민관 부문을 합해 642억 달러 규모 투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인텔,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은 미국 반도체법으로 보조금을 받았다. 특히 반도체 열풍 속에 가장 크게 성장한 기업은 엔비디아로, 시가총액이 5월 말 기준 2조7천억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TSMC(6천570억달러), ASML(3천780억달러), 삼성전자(3천530억달러), AMD(2천700억달러), 퀄컴(2천280억달러), 마이크론(1천380억달러), 인텔(1천310억달러), 하이닉스(990억달러) 8개 사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WSJ은 각국의 보조금 투입에 따라 반도체 산업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산업협회(SIA)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은 10년간 최소 8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 비중은 2022년 10%에서 2032년 14%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반도체 법이 없었다면 8%로 쪼그라들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 반도체 공장 건설 등으로 생산 능력이 늘면서 점유율이 19%로 2%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대로라면 대만(17%)을 제치고 중국(21%)에 이어 2위가 된다.
반면 일본(-2%포인트), 대만(-1%포인트), 중국(-3%포인트)은 점유율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