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전면전 위험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레바논을 공격하면 '말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겠다는 선전을 심리전으로 여기지만, 전면 군사 공격에 착수하면 '말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저항 전선(친이란 무장세력)의 완전한 개입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고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이 위험 수위에 다다른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양측의 전쟁이 시작된 하루 뒤인 지난해 10월 8일부터 이스라엘 북부를 미사일과 로켓 등으로 공격해왔다.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의 전쟁 개입 강도가 세지자,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표적 공습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는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공습 과정에서 최고위급 지휘관 탈레브 압둘라 등이 사망한 이후 이틀 연속 수백발의 로켓과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면서 양측간 전면전 위기가 고조됐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헤즈볼라를 향해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돌릴 수 있다"고 위협했다.
양측간 긴장이 높아지자 미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28일 지중해 동부로 군함을 급파했다.
더힐에 따르면 미군 유럽사령부는 해병 원정대원 2천200여명이 탑승한 강습상륙함 USS 와스프호를 지중해 동부로 파견했으며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지역분쟁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 함정 파견은 계획된 것이며 미국이 레바논에서 미국민들의 대피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을 막기 위한 중재에도 골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격화하자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특사를 레바논으로 파견, 외교적 해결책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인용한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카타르도 레바논에서 중재를 도와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스라엘 북부에서 헤즈볼라가 위협을 중단하고, 피란민들이 귀가할 수 있도록 하는 넓은 범위의 합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 영구적인 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군사적 옵션을 제한하는 협정에 헤즈볼라가 서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분석가들의 관측이라고 WP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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