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5-1생활권)에서 지상 12층 규모의 모듈러 주택(450가구)를 발주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현 시점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은 13층이다.
모듈러 공법은 건설의 탈현장화(OSC, Off-Site Construction)를 주도하는 건축 공법으로, 외벽체·창호·배관 등을 포함한 개별 주거공간을 박스 형태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 후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모듈러 주택은 전체 공정의 80% 이상이 공장에서 이뤄진다. 현장 인력 소요가 줄고 자재·부품을 자동화·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생산해 시공 품질이 일정해진다. 또 폭염·혹한·장마 등에 따른 작업 제한으로부터 자유롭다. 아울러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약 30% 공기단축이 가능하고, 자재비와 간접비도 낮출 수 있다.
다만, 아직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 공사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모듈과 모듈을 결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 유지보수 문제가 발생하는지 여부도 검증돼야 한다.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은 점점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 2023년 기준 시장 규모는 8,055억원으로, 지지난해 대비 396% 늘어난 수치다. 2020년과 비교하면 1,303% 커졌다.
LH은 설계·시공오류, 기후변화로 인한 공기지연, 현장 안전사고 및 건설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모듈러 주택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모듈러 주택 대량생산 기반을 만드는 데 앞장선다. LH는 지난달 20일 스마트모듈러포럼, 한국철강협회, LG전자, 모듈러 제조기업 4곳과 기술개발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노태극 LH 주거혁신처 스마트하우징팀장은 "국내 OSC 활성화를 위해 기술력과 경제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비한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층간소음 저감에 최적화된 바닥구조 등 기술 개발도 고삐를 죈다. 최락우 LH 주거혁신처장은 "적절한 층간소음 기준은 49데시벨 이하인데, 모듈러 주택 실증 결과 45데시벨로 측정되는 등 안정적으로 기준치를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H는 모듈러 주택 이외에도 탈현장 공법 중의 하나인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Precast Concrete) 공법도 시범 적용한다. PC 공법은 기둥·보·벽체 등 주요 부재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국가 R&D 실증사업으로 평택고덕지구 A58BL에서 진행 중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건설산업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건설 기술, 탈현장 건설 공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다양한 실증사업을 통해 탈현장 건설공법을 표준화하고, 관련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우수 기술 개발하는 등 스마트 건설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김정은, CG 김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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