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0% 올린 ‘검은 반도체’…화려한 수출 ‘언제까지’

김채영 기자

입력 2024-07-15 17:37   수정 2024-07-15 17:45

    <앵커>

    K푸드 열풍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한국 김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을 중심으로 김을 재료로 하는 음식이 큰 인기를 끌면서 김 관련주에도 불이 붙었습니다.

    김의 해외 수요가 크게 늘면서 김 가격도 강세를 보이는 등 실적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인데, 이런 수출 호조세가 언제까지 유지될지가 관건입니다.

    취재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산업부 김채영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김 테마주라고 불어야할까요? 김 관련주들 주가도 아주 뜨겁네요?

    <기자>

    네, 냉동김밥 인기가 이어지면서 김밥 업체와 김 생산업체 주가에 다시 불이 붙었는데요.

    오늘 사조대림은 전일 대비 7.49% 오른 9만 1,8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사조씨푸드, 사조산업 등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수산 식품 생산 및 유통을 주 사업으로 하는 사조대림은 올해 들어 김 관련주로 꼽히면서 1년 전과 비교해 주가가 200%대 뛰었습니다.

    주가가 최근 특히 급등한 이유 중 하나로 냉동김밥 수출 소식이 꼽히는데요.

    사조대림은 지난 6월 중순 미국 등 해외에 냉동김밥 수출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 냉동김밥이 품절되는 등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조그룹 가세로 공급난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호재가 없었던 CJ씨푸드, 동원F&B 등도 덩달아 오르는 등 김 테마가 형성되기도 했는데요. 동원F&B는 전일 대비 2.99% 오른 4만 4,800원을 기록했고, 풀무원, CJ씨푸드 등도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김 값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게 주된 이유일 것 같은데,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마른김 도매가격은 100장당 평균 1만 700원으로 지난해보다 55.4% 올랐습니다. 8천원 수준이던 김밥용 김 한 봉지는 반년 만에 1만 1천원대로 30~40%나 올랐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재작년 김 원가가 2배 가까이 올랐는데도 정부의 압박에 가격 인상을 하지 못했던 기업들이 5월부터 정상화시키기 시작했는데요. 김 가격 인상이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고,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했단 설명입니다.

    김값이 금값이 된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부진 때문입니다. 국내 작황 때문이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원초 흉작 때문인데요.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김 생산량이 많은 일본이 최근 이상고온으로 바다 온도가 상승하고 적조 현상이 발생하며 김의 원재료인 원초 생산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한국이 전 세계 김 생산량의 65~70%, 일본이 25~30% 정도를 차지하는데, 일본 생산량이 절반 정도 쪼그라들며 한국산 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겁니다.

    일찌감치 한국산 김 대량 구매에 나선 일본 식품업체들을 비롯해 수출로 물량이 빠져나가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김이 부족한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이상 기온 때문에 일본의 작황이 안좋다고 했는데, 우리나라도 상황이 비슷한데 우리는 문제가 없습니까?

    <기자>

    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은 겨울철 찬 바다에서 자라는 김 양식에 치명적인데요. 지난해 한반도 연안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국내에서 관측을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해 김을 지키기 위한 기술이 개발 중입니다.

    충남수산자원연구소는 겨울철 수온 상승으로 김 채취 가능 시기가 짧아짐에 따라 고수온에 적응하는 ‘광온성 김’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을 바다가 아닌 육상에서 재배하는 기술도 나왔는데요. 풀무원은 2021년부터 육상에서 김을 양식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해 최근 국내 최초로 육상 양식 김을 선보였습니다.

    큰 수조에 바다와 동일한 김 생육환경을 조성하고 김을 양식하는 방식인데,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품질이 일정한 물김을 사계절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앵커>

    그런데 방금 말한 것들은 아직까지 개발 중인거고, 당장 수출 물량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들리는 데, 현재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김은 지난해 해외 수출액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면서 ‘검은 반도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요.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생산한 마른김의 원료인 물김은 지난해보다 6% 늘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작황이 부진했고 가공 수출할 수 있는 물량도 부족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시죠.

    [최병락 / 한국김수출협회 부장 : 생산량이 작년에 수치상으로는 전년도에 비해서 6% 증가한 걸로 산출됐지만 저희들이 볼 때는 2023년도에 작황이 부진했거든요. 9월을 넘어서면 지금 업체들이 가공 원료 확보한 것이 부족해서 조금 차질이 오지 않을까…]

    김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시기가 12월부터 4월까지인데 그 시기에 얼마나 물량이 많아지느냐 그거에 따라서 내년 전망이 갈릴 것이란 의견입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해외 수출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 신규 사업 진출 등의 호재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김 관련주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냉동김밥 흥행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지만 그 상승폭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도 필요해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추가 모멘텀 확인을 통한 주가상승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채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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