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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아파서 췌장암 검진은 '헛돈'…차라리 혈당 보세요 [김수진의 5분 건강투자]

김수진 기자

입력 2024-07-20 09:00   수정 2024-07-20 16:34

실제 췌장암 환자의 CT 사진. 오른쪽 상단에 1.6cm 크기의 병변이 있다.

췌장암은 공포의 대상이다. 5년 생존율이 가장 낮은(약 16%) 암이기도 하다. '췌장암을 조기에 검진으로 발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다음 중 췌장암을 조기에 찾기 위한 검진이 필요한 사람은 누굴까?

30대 A씨는 등이 간혹 쑤시고 아프다. 등 통증이 췌장암 증상일 수 있다고 해서 고민이 많다. 50대 B씨는 당뇨병 환자다. 평소 혈당조절에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조절이 안 돼 걱정이다. 등 통증이 췌장암 증상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A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사들이 말하는 대상은 A씨가 아닌 B씨다.

●등 통증으로 췌장암 검진, "이득 보는 경우 거의 없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전문의 C씨는 "등이 아프면 췌장암을 의심하라는 정보가 대중들에게 널리 퍼져있지만 모순이 있다"며 "17년간 대학병원에서 일했는데 의사 판단이 아니라 일반인이 스스로 등이 아프다고 췌장암 CT 검사를 한 사람 중 췌장암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교과서적으로 접근했을 때, 등 통증은 췌장암 증상이 맞다. 그러나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한 검사'인 건강검진의 개념으로 접근하기엔 애매하다. 물론 50대 이상이며, 위험 요인이 있고(유전,비만,당뇨병. 흡연 등) 지속적인 등 통증을 호소한다면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런데 등 통증이 있을 정도의 췌장암이면 이미 수술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말기에 가까운 수준이다. 등 통증보다 소화불량같은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이미 찾았을 가능성도 크다. 조기 췌장암을 40대 이하에서 등 통증으로 찾기는 어려운 이유다

또한 등 통증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며, 근골격계 문제나 스트레스 등이 원인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3년 기준 국내 췌장암 환자는 2만 8,555명으로 발생률이 낮은 편이라 등 통증이 원인이라고 해서 췌장암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거기다 췌장의 위치는 명치 부근에 있어서, 통증이 있다 해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등보다 꽤 위쪽에 가깝다.

조영제를 사용한 CT 촬영이 '췌장암 검진을 위해 정기적으로 찍기는 과하다'는 입장도 있다.

전문의 C씨는 "보통 조영제를 사용한 CT 촬영으로 췌장암인지 확인하는데, 막연한 걱정으로 CT를 찍기엔 부작용 우려가 크다"며 "촬영에 사용하는 조영제 때문에 두드러기부터 급성콩팥병, 알레르기 쇼크를 일으키는 사람도 있으며, 촬영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방사선에도 노출된다"고 말했다. CT 조영제 부작용은 적지 않아 사용 전 동의를 받을 정도며, 이로 인해 사망한 경우도 있다.

많은 의사들은 등 통증만으로 조기 췌장암을 의심, CT를 찍는 행동은 비용 대비 이득이 없다고 말한다. 또한 등 통증보다는 소화불량, 황달(黃疸)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이때 검사해라 '췌장암 조기 발견 상황'

췌장암을 의심하고 CT를 찍길 권하는 상황도 있다. 혈당조절이 갑자기 이유없이 안 되는 당뇨병 환자다.

대학병원에서 췌장암 환자를 보고 있는 전문의 D씨는 "10~30대 환자는 매우 드물고, 40세 이상이면서 평소 혈당조절이 잘 되던 환자가 갑자기 조절이 잘 안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인 췌장의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췌장 기능이 저하되는 이유 중 하나가 췌장암"이라고 말했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도 췌장암의 위험 요인이 된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췌장암 발병 위험이 약 1.8배라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췌장암 환자의 90% 가량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 비만이어도 위험이 높아진다.

또 다른 경우는 '부모님 모두 췌장암일때'다. 이때는 당장 건강하더라도 의사와 상담해 정기적으로 검사해보는 게 낫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췌장암은 유전적 원인이 있다.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K-Ras'라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으며,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률이 올라간다. 1대 친족에서 2~3명의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1명만 있는 경우보다 췌장암 위험이 56배까지 올라간다는 보고도 있다.

전문의 D씨는 "실제로 부모 모두 췌장암 환자여서 검사하고 싶다고 병원을 찾은 사람이 있었는데, 이 환자는 초기 췌장암으로 진단됐다"며 "증상이 없다 해도 이때는 CT 검사를 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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