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또 오랜만에 장바구니를 들고 오셨네요? 얼핏 보니까 식사류부터 디저트류까지 다양하게 있는 것 같은데, 배고프네요. 빨리 방송 끝내고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 아~ 그냥 드릴 수는 없고요, 제가 오늘 살펴볼 식품 순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한번에 맞추시면 드리겠습니다.
Q. 아…?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보죠. 한동안 ‘식품 물가’하면 무조건 ‘상승’이 전제로 되어있었던 것 같은데, 또 최근에는 마냥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상승하는 품목도 있지만 또 하락하는 품목도 있고, 또 너무 상승하다 보면 정부 차원에서 자구책을 제시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이슈들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맞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밥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들의 가격 추이에 대해 짚어볼 예정인데요, 일단 세계 식량 가격 지수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 지수는 120.8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는데요, 곡물과 유지류, 육류, 유제품, 그리고 설탕 등 5개 분야로 나눠 매달 발표됩니다. 일단 하락한 품목에는 곡물과 유제품, 육류가 있고요, 반대로 유지류와 설탕 가격은 상승했습니다. 곡물 가격 지수는 110.8로, 전월 대비 3.8% 하락했는데요, 북반구의 겨울밀, 또 캐나다와 미국의 봄밀 공급량이 늘어 밀 가격이 요즘 많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유제품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1% 하락한 127.7이었는데요, 분유의 수요는 낮아졌지만 버터가 우유 부족으로, 또 치즈는 서유럽 내수가 활성화돼 가격이 일부 올랐습니다. 유지류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2.4% 오른 135.0으로, 팜유와 대두유가 각각 식용과 바이오 연료 용도 측면의 수급 불균형으로, 해바라기씨유와 유채씨유가 생산국들의 날씨 문제로 가격이 뛰었습니다. 육류 가격 지수도 119.5로, 전월 대비 1.2% 높아졌는데요, 소고기가 오세아니아 지역의 도축량 감소로, 또 가금육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높은 수요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겹치며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탕 가격 지수가 120.2로, 전월 대비 0.7% 상승했는데요, 그동안 진정되는 듯 했던 ‘슈거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또 한번 제기됐습니다.
Q. 이유는 뭐죠?
= 브라질에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며 설탕 산출량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의 에탄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설탕을 식용보다는 에탄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흐름이 연출되며 설탕 가격의 상단을 자극하고 있는 요인인데요, 인도와 태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며 기상 여건이 개선돼 설탕 생산량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도, 브라질의 이슈로 상쇄됐다는 진단입니다. 한편, 인도에서는 내수 설탕 가격의 안정을 목적으로 그간 설탕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해 왔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설탕을 판매하며 매출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인도 설탕 업계에서, 정부에 공식적인 최소 판매 가격을 올려줄 것을 요구함에 따라, 인도 정부가 이를 고심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추후 설탕 가격의 등락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분으로 주시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7.8% 상승한 설탕 다음으로 상승폭이 컸던 건, 전년비 10.2%로 고추장입니다. 이번 2분기 식품 가격 상승률 10위 내에는 장류 제품이 가장 많았는데요,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요리할 때 가장 기본으로 사용되는 조미료들의 가격을 제일 먼저 살펴봤는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식사를 해야겠죠? 요즘 1인 가구도 참 많은데, 혼자 밥 먹을 때 제일 생각나는 반찬이 뭘까요?
Q. 음… 저는… 김이랑 스팸이요?
= 맞습니다. 이번에 알아볼 품목은 바로 김인데요, 요즘은 ‘김 싸 먹는다’가 아니라 ‘금 싸 먹는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김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30%나 상승했는데요, 지난 5월, 이미 한묶음에 만 원을 돌파했죠? ‘먹을 것 없으면 그냥 김 싸 먹어’라는 말이 더 이상 성립하지가 않겠습니다. 해외 냉동김밥 수출이 호조를 띠며 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생산은 늘려도 늘려도 이를 따라가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김 도매 가격은 올해 말까지 만원 초반대를 유지할 전망인데요, 고공행진하는 김 가격에, GS25 같은 경우는 ‘김을 뺀’ 삼각김밥, 그러니까 그냥 주먹밥이죠? 이런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을 육상 양식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가능해지면 10월 말부터 5월 초까지 한정된 김의 채취 시기와 관계없이 매년 일정한 양의 김을 보급할 수 있어진다고 합니다. 상용화될 시 업계의 파급효과가 극대화됨과 동시에 김 가격의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혼밥 반찬을 알아봤다면, 가족들끼리 다같이 밥을 먹을 때 최고의 반찬은… 뭘까요?
Q. 아, 이건 너무 쉽네요. 삼겹살이죠.
= 한국인의 국룰이죠. 삼겹살의 민족에게는 희소식일 텐데요, 돼지고기 가격은 하락했습니다. 서유럽산 돼지고기 소비가 일단 많이 줄었습니다. 또, 대규모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함과 동시에 중국이 보복의 일환으로, 유럽연합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며 교역도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지면 뭐합니까…
Q. 왜요? 뭐, 대신 쌈채소 가격이라도 올랐답니까?
= 그쵸. 8월 적상추 판매가가 전월 대비 96%나 올랐습니다. 이번 여름, 유난히 덥고 습한데요, 장마와 폭염이 과도하게 반복됨에 따라 상추 농가 피해가 극심하다고 합니다. 배추와 시금치, 오이, 깻잎 가격도 모두 전월 대비 50% 내외로 상승했는데요,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이 평년보다 9% 줄어듦에 따라, 배추 10kg 도매 가격도 평균 30% 상승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농식품부는 2억 3,000만 톤 정도의 배추 가용물량을 시중에 탄력적으로 공급해 가격 안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Q. 알겠습니다. 벌써 밥 한 끼 뚝딱한 듯한 배부름인데요, 이제는 과일 먹어야하지 않겠습니까?
= 아~ 이제는 뭐 제 마음을 읽으시네요. 과일 먹어야죠. 제철과일의 출하가 본격화됐습니다. 과실류 물가 지수도 전월 대비 2% 하락했는데요, 참외나 블루베리, 수박 등 제철과실류의 작황이 다행히도 양호하다고 합니다. 사과와 배 가격은 대신, 저장 물량 고갈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6%, 또 154.6% 상승했는데요, 다만 사과와 배는 지난달 대형마트 과일 매출 비중의 9.7%에 불과했기 때문에 체감되는 바는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농식품부는 대신 조생종 사과와 배가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어, 8월에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만 기다리면 과일 물가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했고요, 사과와 배의 생육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기상 상황이나 병충해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먹을 건 다 먹었고요, 마실 걸로 가 보겠습니다. 지금 과일…을 했으니까… 다음은?
Q. 혹시… 과일 주스…?
= 네, 주스의 대명사, 오렌지 주스입니다. 오렌지 주스 선물이 지난 5월 말, 파운드당 4달러 92센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여전히 4달러라는 높은 수준을 지키고 있는데요, 지난 금요일, CNBC는 앞으로 미국의 오렌지 주스 가격의 연일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후변화, 그리고 현재 퇴치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감귤녹화병’이라는 병충해의 영향으로 미국 플로리다의 오렌지 수확량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1998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기준, 플로리다의 오렌지 농장 면적은 30만 3,000 에이커로 무려 54%나 감소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또다른 오렌지 생산국인 브라질도 농가의 재정난, 또 재배 면적 축소 등의 이유로 오렌지 재배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상황은 앞으로 더 악화될 전망입니다.
Q. 그렇군요. 오, 그런데 이건 듣던 중 반가운 소식입니다. 오렌지 주스 안 먹고는 어찌저찌 살아도 이거 안 먹으면 뭔가 단백질 섭취를 못 할 것 같거든요…
= 그쵸, 다행히도 우유 가격은 동결, 혹은 인하됐습니다. 낙농가와 유업계가 협상 끝에, 원윳값을 올리지 않기로 했는데요, 흰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동결, 또 치즈나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쓰이는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L당 5원 내려, 각각 L당 1,084원, 그리고 882원으로 결정됐습니다.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분유 등의 가격도 함께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어느정도는 해소됐습니다. 자, 이제 다 왔습니다. 모든 식사의 끝은… 뭐다?
Q. 깔끔하니 아아 한 잔이죠?
= 아아 한 잔 해 줘야 한 끼 끝이죠. ‘더벤티’나 편의점 커피 등 저가 커피들이 먼저 일제히 가격인상에 나섰지만, 스타벅스만큼은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꾸준히 밝혀 왔는데요, 원두 가격의 극심한 상승 부담이 이어지자, 결국 스타벅스도 2년 6개월 만에 가격 조정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이번처럼 사이즈별 가격 조정은 처음인데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는 4,500원을 유지하지만 아메리카노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는 각각 300원, 그리고 600원 인상됐고요, 반대로 가장 작은 숏 사이즈 음료는 300원 인하됐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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