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임박...재무위기 숨통

고영욱 기자

입력 2024-08-09 17:34   수정 2024-08-09 17:34

    <앵커>
    재무위기를 겪고 있는 효성화학이 알짜배기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이 돈으로 부채를 갚은 뒤 베트남 법인 살리기에 나설 계획인데요.

    효성화학이 정상화돼야 향후 효성그룹 계열분리도 탄력을 받게 됩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뭘 만드는 곳입니까.

    <기자>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세정 등에 쓰이는 삼불화질소 NF3 가스를 생산하는 사업부입니다.

    지난해 매출 1,68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비중은 7%로 효성화학 전체에서 크지 않지만, 효성화학이 1800억원 영업손실인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돈을 버는 알짜 사업부입니다.

    NF3 연간 생산능력은 SK스페셜티(1만3,500톤), 중국 페릭(9천 톤)에 이어 세계 3위 수준(8천 톤)입니다.

    주요고객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두고 있습니다.

    <앵커>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계약이 임박했습니다.

    지난달 1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IMM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선정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효성그룹에 따르면 현재까지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통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한 달이면 실사를 마치고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다만 인수자 측에서 당초 제시했던 1조3천억원보다 가격을 낮추려 해 협상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몸 값 줄다리기를 하고 있군요. 양측 주장은 뭡니까.

    <기자>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00억원입니다.

    인수자 측에선 이 보다 10배 이상 주는 건 비싸다는 입장입니다.

    국내 산업용 가스 기업들의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최고 10배 수준이기 때문이란 건데요.

    이렇게 되면 적정 몸값을 6천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는 얘기죠.

    효성 측은 NF3는 특수가스로 진입장벽이 높은 독과점 사업인 만큼 일반적인 산업용 가스와 비교하면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1조원 대 가치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통상적인 우선협상에서 가격 조정은 10%까지 할 수 있는데요.

    양측이 생각하는 가격에 차이가 있지만 거래에 대한 의지는 크기 때문에 무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효성화학이 알짜 사업부를 팔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재무 건전성 때문입니다. 1분기 부채비율이 3500%에 육박합니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가 2조5천억원입니다.

    이것도 지난해 영구채 발행하고 유상증자 해서 이 정도로 낮춘 겁니다. 지난해 1분기 부채비율 9900%에 자본잠식 위기까지 갔었거든요.

    특수가스사업부를 매각해 돈을 받으면 일단 빚 갚는데 쓸 계획입니다.

    효성화학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전방 산업인 반도체가 AI 덕분에 회복하면서 NF3 시황도 덩달아 반등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효성화학이 전에는 효성그룹에서 돈 잘 버는 알짜회사였는데 이렇게 망가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효성화학이 이렇게 망가진 건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던 베트남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효성화학은 지난 2018년 베트남법인을 세웠습니다. 주력 제품은 폴리프로필렌 PP고요. 목표시장은 중국과 인근 동남아 국가였습니다.

    공장을 짓는데는 1조5천억원을 썼습니다. 자금은 금융권 신디케이트론으로 조달했고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2021년 상업생산을 시작해 번 돈으로 3년간 돈을 갚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설비 문제에 운영 미숙 등으로 공장 가동과 셧다운을 반복했고요. 그러는 사이 효성에서 PP를 사서 썼던 중국이 직접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갚아야할 원리금이 4000억원인데, 적자가 지속되면서 빌린 돈을 갚기는커녕 운영자금 대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상황이군요. 아예 베트남 법인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효성화학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여러 가지 방안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시기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했는데요. 우선은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에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그룹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는데 베트남법인을 팔더라도 제값을 받으려면 정상화가 돼야겠죠.

    지난해 3분기 반짝 첫 흑자를 내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요. 다행인 점은 적자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겁니다.

    특히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공들여온 프로젝트입니다.

    효성그룹은 지난 달 형제독립 경영 체제를 시작했는데요.

    조현준 회장의 홀로서기는 베트남 법인을 비롯한 효성화학 정상화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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