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놀랐나, 지쳤나…일학개미 '엔' 탈출

입력 2024-08-14 17:34   수정 2024-08-14 17:39

    <앵커>

    최근 엔화값이 오르자 엔화 강세에 베팅했던 ETF들도 드디어 수익률 구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한 달간 최대 10%까지 올랐는데요.

    '엔화 반등은 지금부터 시작'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슈퍼 엔저'에 시달렸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매도로 돌아섰습니다.

    김동하 기자입니다.


    <기자>

    올 들어 지난달까지 6천억 원 넘게 사들이며 일학개미 순매수 1위에 오른 '아이셰어즈 20년이상미국장기채엔화헤지ETF'

    개미투자자들은 지난 일주일 동안 무려 1,300억 원 순매도했습니다.

    이 상품은 엔화로 미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로, 엔화 가치 반등과 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지난해 말부터 개인들이 사들였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한 달 수익률이 +3%로 마이너스를 드디어 벗어났지만, 기록적인 엔저에 물타기를 하면서 기다렸던 개인투자자들은 재빨리 탈출하는 모습입니다.

    엔화에 직접 투자하는 'TIGER 일본엔선물' ETF 역시 한 달 수익률이 7%대로 올라왔지만, 개인들은 지난 1주일간 3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했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 상장된 엔화 관련 ETF 전체에서 400억 원 가량의 매도 물량이 일주일 동안 쏟아졌습니다.

    1년 혹은 상장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엔화 가격이 오르자마자 '팔자'로 돌아선 겁니다.

    증권가에서는 160엔대에서 140엔대로 떨어진 엔·달러 환율이 하반기 130엔 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일본 정부가 엔저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일본 중앙은행이 최근 "혼란이 계속될 경우 금리 인상을 신중히 하겠다"라고 밝힌 것 역시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면 엔화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입니다.

    여기에 최근 우려가 커지는 난카이 지진 가능성이 엔화 강세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엔화 가격은 오히려 엔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TV 김동하입니다.

    영상편집: 하현지, CG: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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