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미래 항암 치료제로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파마들에서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면서 TPD 신약 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서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TPD가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TPD는 질병을 일으키는 표적 단백질을 완전히 분해하고 제거하는 차세대 기술로 최근 근본적인 항암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신약을 만드는 일종의 플랫폼인 셈이라 다양한 종류의 난치병 치료제로 확장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약물 하나가 여러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어 기존의 고농도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일찍이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선두주자인 미국 기업 아르비나스의 TPD 파이프라인 개발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최근 비만치료제 양대산맥인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유망 스타트업들과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시리즈 투자에 참여하면서 업계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실제 글로벌 TPD 시장은 빠르게 커져 2021년 4억5천만달러(약 6천억원) 규모에서 2030년 33억달러(약 4조 5천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아직 상용화된 신약이 나오기도 전인데 시장성이 높게 평가되는 거군요.
우리 기업들 개발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한양행은 업테라 등 TPD 전문 바이오벤처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TPD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섰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유빅스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TPD 기반의 전립선암 치료제(UBX-103)의 개발 및 전세계 상용화 독점권도 획득했습니다.
유한양행은 내년 6월 미국에서 해당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다는 계획입니다.
TPD를 3대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6월 미국 기업 프로테오반트사이언스(현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인수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립선암, 유방암 등 9개의 TPD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연구 중에 있습니다.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없지만 (올 2분기 기준) 매출의 80%를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에 의존하고 있어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하겠단 겁니다.
<앵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유망 기업도 있잖습니까.
한단계 더 나아간 기술로 다수 글로벌 빅파마의 러브콜을 받았다구요.
<기자>
네,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오름테라퓨틱입니다.
지난해 매출액 1,354억원, 영업이익 956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장 전부터 수익을 창출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눈에 띄는 성과는 지난달 미국 대형 제약사인 버텍스 파마슈티컬에 TPD 기술을 최대 1조3천억원(선급금 포함) 규모로 수출한 점입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버텍스 파마슈티컬에 골수성 백혈병 치료 물질을 기술이전한 데 이어 또다시 빅딜을 체결한 겁니다.
오름테라퓨틱은 TPD와 ADC(항체-약물 접합체)를 융합한 원리로 기술을 고도화하며 글로벌 업계에서 경쟁력 우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실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에서 1상 중으로, 지난 2022년부터 TPD 기반의 유방암 치료제(ORM-5029)를 임상 투약하고 있습니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10월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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