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해안에서 발생한 요트 침몰 사고의 원인이 '초대형 돛대'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선적 호화요트 '바이에시안'호가 침몰하며 영국 정보기술(IT) 업계 거물 마이크 린치 등 6명이 숨진 바 있다.
24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요트는 길이 약 56m에 무게 540톤(t)으로, 알루미늄으로 건조돼 최고 속도는 15노트(시속 28㎞)로 최대 승객 12명, 승무원 1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사고 발생 전 요트는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항구 벽 밖에 닻을 내렸다. 그리고 폭풍 경보가 발령됐다. 현지 어선 약 30척은 모두 항구 벽 안에 있었고, 조업을 나가지 않았다.
오전 4시께 폭풍이 발생했고, 15분간 바다는 '지옥' 같았다고 한 어부는 WSJ에 말했다. 다시 고요가 찾아왔을 때, 다른 어선들은 그대로였지만 바이에시안호는 사라지고 없었다.
3천500만달러(약 465억원)에 이르는 호화 요트가 급속도로 침몰한 이번 사고는 조사관들조차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사고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인근에 정박했던 선박의 선장 카르스텐 뵈르너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바이에시안호는 지나치게 큰 돛대 때문에 전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분야에서 40여년의 경력을 가진 뵈르너 선장은 "내가 보기엔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 극단적인 돛대에서 무게 중심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초기 바이에시안호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다"고 언급한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와는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나도 같은 장소에 있었다"며 자신의 배는 갑판 위 28m, 29m 높이로 서로 떨어진 돛대 두개를 갖고 있지만, 바이에시안호는 갑판 위 73m에 이르는 돛대 하나를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뵈르너 선장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바람이 "매우 사나웠다"며 "몇톤의 물이 쏟아졌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물 토네이도'였다"고 전했다.
당시 바이에시안호에서 15명을 구조했던 그는 생존자들로부터 바이에시안호가 2분도 안 돼 가라앉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다만 요트 제작사 측은 바이에시안호는 완벽하게 안정적으로 설계됐다며, 높은 돛대를 지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승무원들이 안전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은 탓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부주의에 따른 난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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