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무한정정' 현실화..."합병비율이 핵심"

신재근 기자

입력 2024-08-27 15:41   수정 2024-08-27 15:41

    <기자>
    오늘 주식시장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된 주주총회가 있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는데요.

    이 합병안에 대해 참석 주주 10명 중 9명가량이 찬성하면서 통과됐습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최대주주인 SK를 비롯한 대다수 주주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SK와 마찬가지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두산그룹의 사정은 매우 나빠 보입니다.

    어제 금감원이 두산 측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다시 한번 정정 요구를 하면서 사업 재편이 좌초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복현 금감원장이 예고한 '증권신고서 무한 정정 요구'가 현실화되는 분위기인데, 시장은 어떤 의미로 해석하고 있나요?

    <기자>
    시장은 논란이 되는 합병 비율을 수정하라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현재 합병 비율은 두산밥캣 주주들이 피해를 볼 여지가 있다고 금감원이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겁니다.

    실제 금감원은 이번 정정 요구를 통해 수익가치 산정에 대해 현금흐름할인법, 배당할인법 등의 모형을 적용해 기존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방법과 비교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주식 교환비율을 1:0.63로 정했습니다.

    합병에 찬성하면 밥캣 주식 1주당 로보틱스 주식 0.63주로 바꿔 주겠다는 것이죠.

    이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대로 '시가'에 따라 정한 겁니다.

    하지만 적자기업인 반면 PBR이 높은 두산로보틱스와 1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는데도 PBR이 낮은 두산밥캣을 시가로 평가해 합병 비율을 정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두산밥캣 주주들의 가치가 훼손된다는 것이죠.

    더욱이 계열사 간 합병과 주식교환의 경우 10% 범위 내에서 할증이나 할인을 할 수 있지만, 두산은 이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장부가액으로 합병하면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없어진다"며 "금감원은 두산이 합병 비율을 다시 산정해 증권신고서에 수정하길 바라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앵커>
    합병과 관련한 두산그룹 측의 주주총회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두산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합병 비율을 수정해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거나 사업구조 개편을 연기하는 것 이렇게 두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두산이 증권신고서를 다시 낸다면, 늦어도 오는 29일까지는 제출해야 합니다.

    주총을 개최하려면 2주 전까지 소집 공고를 내고 관련 내용을 주주에게 통보하는데요.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두산에너빌리티의 임시 주주총회가 9월 25일이니까 2주 전인 9월 10일 무렵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내게 되는 겁니다.

    증권신고서는 제출 이후 7거래일이 지난 다음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달 29일까지 제출해야 다음 달 10일 효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두산 측이 합병 비율을 바꿀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그동안 두산도 법을 준수해 적법하게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합병 비율을 바꾸지 않으면 금감원의 문턱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앵커>
    사업구조 개편을 철회하지 않겠냐는 예상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두산이 사업구조 개편을 철회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중인데요.

    사업구조 개편은 에너빌리티에서 밥캣을 인적분할하고,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이를 위해선 분할과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금감원의 제동으로 포괄적 주식 교환이 어렵게 돼 두산이 사업구조 재편을 접을 것이란 예상이 금융투자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두산 측 입장을 물었더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설령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수리하더라도 주총 표대결을 해야 하는데, 주주 반발이 큰 상황입니다.

    소액주주들이 합병을 저지하기 위한 단체행동에 나선 가운데 국민연금도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합병을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가 쇄도할 수 있는 점도 두산 측이 극복해야 하는 지점으로 꼽힙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6천억 원, 5천억 원 그리고 두산밥캣은 1조5천억 원까지 주식매수청구 주식을 사겠다고 했는데, 현재로선 이를 뛰어넘는 매수청구권이 행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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