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해상도로 M87* 블랙홀 관측해보니

입력 2024-08-28 05:45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TH)이 0.87㎜ 파장, 345㎓ 주파수로 M87 은하의 중앙 블랙홀(M87*)을 사상 최고 해상도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0.87㎜ 파장(345㎓)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에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며 앞으로 블랙홀 이미지 해상도를 50% 이상 높여 초대질량 블랙홀의 경계 바로 바깥 영역까지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협력단(ETH Collaboration)은 28일 국제학술지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에서 2019년 M87* 블랙홀과 2022년 궁수자리 A 블랙홀(Sgr A*)의 이미지를 포착한 ETH의 관측 전파를 345㎓로 확장, 역대 최고 해상도로 M87* 블랙홀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공동 책임자인 미국 제트추진연구소(JPL) 알렉산더 레이먼드 박사는 "기존 M87* 블랙홀과 Sgr A* 블랙홀 관측은 1.3㎜ 파장(230㎓)을 이용한 것으로 블랙홀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져 생긴 밝은 고리가 흐릿하게 보인다"며 "0.87㎜(345㎓) 파장에서는 이미지가 더 선명하고 세밀해져 이전엔 확인이 불가능했던 새로운 특성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TH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대형 전파망원경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 스페인의 IRAM 30미터 망원경, 프랑스 북부 확장 밀리미터 어레이(NOEMA), 그린란드 망원경 등 전 세계 전파망원경 15~20개를 연결해 만든 지구 크기의 거대한 가상 망원경이다.

관측 이미지의 해상도를 높이려면 더 큰 망원경을 사용하거나 간섭계 역할을 하는 관측소 간 거리를 더 멀리 떨어뜨려야 한다. 하지만 ETH는 관측소 간 거리가 이미 최대치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해상도를 더 높이기 위해 더 짧은 파장으로 빛을 관측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0.87㎜ 파장은 1.3㎜ 파장보다 대기 중의 수증기에 의해 훨씬 많이 흡수되기 때문에 전파망원경이 블랙홀이 방출하는 짧은 파장의 전파를 수신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ETH 망원경 중 ALMA와 아타카마 패스파인더 장치(APEX), 스페인 IRAM 30m 망원경 등 6개를 활용, 0.87㎜ 파장의 전파를 이용해 M87* 블랙홀을 해상도 19 마이크로아크초(microarcsecond)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연구는 ETH 일부만 활용한 예비 실험으로 0.87㎜ 파장 관측에는 성공했지만, 데이터가 부족해 아직 이미지를 얻지는 못했다며 전체 ETH를 활용하면 해상도를 지구에서 달 표면의 병뚜껑도 볼 수 있는 수준인 13 마이크로아크초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 책임자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CfA) 셰퍼드 도엘만 박사는 "다양한 파장으로 블랙홀 주변 가스를 관측하면 블랙홀이 어떻게 물질을 끌어당기고 축적하는지, 어떻게 강력한 제트를 발사하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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