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연말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와 매매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정부 정책 방향도 '수요 억제'로 돌아선 만큼, 무리한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7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 집값 양극화와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 전세·매매가격 동반 상승 흐름이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 강남권·한강변 고가 주택 거래 증가
서울의 경우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신축 물량이나 강남권과 한강변 위주로 고급 유효수요자들의 주택 구매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7월 서초구 잠원동 한강변 아파트 '신반포자이' 전용 98㎡는 39억3천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단지 같은 면적 매물의 직전 거래는 2019년 10월, 28억5천만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10억8천만원이 급등했다.
같은 달 13일에는 동작구 흑석동의 한강변 아파트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가 27억5천만원에 손바뀜되며, 지난 3월 세운 직전 최고가 26억보다 1억5천만원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 서울 분위기 냉각 예상…지방은 하락세 지속
다만 추석 이후 거래량 증가세와 매매가 상승세는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함 랩장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통해 과열된 시장 분위기를 냉각시키려는 정부 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8월4주부터 이달 첫째주까지 3주 연속 상승폭을 줄였다.
지방은 얕은 수요층과 미분양 영향에 현재의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함 랩장은 "시장 회복기에 가격 상승 탄력성이 높은 수도권과는 다르게 지방은 인구의 감소, 미분양 적체 등으로 올해 상황은 썩 좋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1,822가구로, 이중 지방(5만7,833가구)이 72%를 차지한다.
통상 쌓여있는 미분양 물량은 해당 지역에 신규로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제한한다. 지방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이 여전히 많은 만큼 급격한 매매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 새 규제 가능성도…"무리한 매수 유보"
새로운 규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가을 이사철에 집값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입장에서는 추가 규제책을 꺼내들 수밖에 없다"며 "조정대상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같은 직접적인 규제지역을 선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자들의 심리적 부담감도 또는 피로감도 높아져 있는 상황 속, 정부가 공급 확대에서 수요 억제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며 "무리한 내 집 마련은 유보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중 주택 구입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는 매입의 방향성을 다양화해 가격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일한 지역이라 해도 청약이나 기존 주택, 경매 매물 등 비교적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 여전한 다주택자 부담…"갭투자 자제"
한편, 공격적인 갭투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함 랩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은 여전히 강력한 상황"이라며 "주택시장의 관심이 역세권·고급 유효수요가 많은 단지·공급 희소성이 있는 지역에만 집중되고 있는 만큼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당장 내년부터 더 강화된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이 예정돼 있고, 다주택자는 생활안정자금 외에는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만큼 여신 규제가 본격화될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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