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남아의 악명 높은 대규모 사기 조직과 관련해 훈 센(72) 캄보디아 전 총리의 측근 인사를 제재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AP·AFP 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캄보디아 유명 사업가이자 집권당 소속 상원의원인 리 용 팟(66)과 그의 5개 기업체를 현지 사기 조직에서 벌어진 강제 노동·학대와 관련된 혐의로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로 리 의원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 기업은 리 의원 개인은 물론 그의 기업인 'L.Y.P. 그룹'과 리조트·호텔 등과 거래가 금지된다. 그는 훈 센 집권 당시인 2022년 그의 개인 고문으로 선임되는 등 측근으로 꼽힌다.
재무부는 리 의원 리조트에서 투자 사기·보이스피싱 등 대규모 원격 사기 작업장이 운영됐으며, 이들 조직에서 강제 노동·학대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일자리·숙식을 제공한다는 허위 제안에 속아 현지에 왔다가 도착 즉시 여권과 전화기를 빼앗기고 감금당해 하루 최장 15시간씩 가상화폐 등 투자 사기 일을 하도록 강요당했다. 이들은 또 구타와 전기충격 등에 시달렸고 다른 사기 조직에 팔려나가거나 성 착취를 위한 인신매매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또 문제의 리조트 내 건물에서 피해자들이 뛰어내려 숨졌다는 보도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이 2022년 10월과 지난 3월 등 이 리조트에 감금된 피해자 구출 작전에 나서 중국인·인도인·인도네시아인·말레이시아인·싱가포르인·태국인·베트남인 등 다양한 국적의 피해자들을 구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번 제재가 정치적인 동기에 따른 것이라면서 "일방적인 제재 부과는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 대한 존중을 해친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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