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8만9천년간 15~50m 솟아올라"

입력 2024-10-01 06:23  


에베레스트산이 주변 강의 침식 작용에 따른 지각 융기로 매년 2㎜씩 높아지고 있으며 지난 8만9천년 동안 15~50m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매튜 폭스 교수와 중국 지질대 진건 다이 교수 연구팀은 1일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서 수치 모델로 에베레스트 주변 강의 진화를 시뮬레이션해 강 침식 작용으로 협곡이 깎여나가면서 지각 아래 맨틀 상승 압력이 발생, 산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베레스트는 높이 8천849m로 두 번째로 높은 K2(8천611m)보다 237m 높다. 하지만 K2부터 다음으로 높은 칸첸중가(8천586m), 로체(8천516m) 등은 차이가 수십m에 불과해 에베레스트는 주변 봉우리보다 이례적으로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은 에베레스트가 이처럼 높은 것은 주변 강이 상당한 양의 암석과 토양을 침식하면서 지각 아래에서 발생한 맨틀 상승 압력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각 평형 반발(isostatic rebound)로 불리는 효과로, 지표면 침식으로 지각의 질량이 줄면 내리누르는 힘이 약해지고 아래 액체 맨들이 밀어 올리는 힘은 상대적으로 커져 지각 일부가 구부러지며 위로 '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각 평형 반발에 의한 지각 융기는 일반적으로 1년에 몇 밀리미터에 불과한 점진적인 과정이지만 지질학적 시간대로 보면 지구 표면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수치 모델을 사용해 에베레스트에서 75㎞ 떨어진 하천 네트워크의 진화를 시뮬레이션해 하천의 변화가 에베레스트의 융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에베레스트 동쪽으로 흐르던 아룬강(Arun)이 8만9천년 전 하류에서 더 큰 코시강(Kosi) 네트워크와 합쳐지면서 수천 년에 걸쳐 강둑을 따라 수십억 톤의 흙을 깎아내 거대한 협곡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진건 다이 교수는 "높은 고도의 아룬강 상류는 평평한 계곡을 따라 에베레스트 동쪽으로 흐르다가 갑자기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코시강이 되고 가파르게 변하는 흥미로운 지형을 보인다"며 "이런 독특한 지형은 극히 높은 에베레스트의 높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GPS를 통해 에베레스트가 매년 2㎜씩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 원인은 8만9천년 전부터 진행된 아룬강의 침식 작용에 따른 지각 평형 반발로 지구 맨틀 상승 압력이 커져 지각을 밀어 올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승 압력으로 인한 지각 융기로 에베레스트가 8만9천년 사이에 주변 봉우리들보다 최소 15m에서 최대 50m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논문 공동 제1 저자인 중국 지질대 쉬 한 박사는 "아룬강 침식과 지구 맨틀 상승 압력 간 상호작용이 에베레스트를 주변 봉우리들보다 더 많이 밀어 올리고 있다"며 "에베레스트의 높이 변화는 지구 표면의 역동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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