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내년에 유학생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하자 호주 대학들은 재정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내년부터 새로 등록할 수 있는 유학생 수를 연 27만명으로 제한한다고 3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새로 등록한 유학생의 85%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호주로 오는 이민자가 급격히 늘면서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이 생기자 유학생부터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대학들이 유학생 등록금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호주 내 주요 8개 대학 모임인 '그룹 오브 에이트'(Go8) 소속 학생 35% 이상이 유학생이며 유학생은 호주인 학생보다 3배가량 더 많은 학비를 내고 있다.
시드니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유학생 상한제가 시행되면 내년 호주 전체 경제에서 41억 호주달러(약 3조7천389억원)가 사라지고 일자리도 2만2천개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은 호주의 주요 수출품이다. 호주 국제 교육 시장 규모는 480억 호주달러(약 43조3천억원)로 철광석과 천연가스, 석탄에 이은 4번째 수출품으로 꼽힌다.
호주를 대표하는 호주국립대학(ANU)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며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올해도 2억 호주달러(약 1천824억원) 적자가 예상되는데, 유학생 상한제로 내년에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너비브 벨 ANU 부총장은 현재 7개 단과 대학을 6개로 줄이고, 감원과 급여 삭감을 통해 총 2억5천만 호주달러(약 2천280억원)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는 내년에 약 2천650만호주달러(약 241억원)의 수입이 줄어 지역 주민 교육이나 원주민 형평성 프로그램, 저소득층 학생 지원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소규모 대학은 충분한 유학생 쿼터를 받지 못하면 폐교할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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