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허리케인' 상륙…200만명 대피령 발동

입력 2024-10-10 12:12   수정 2024-10-10 13:03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에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하면서 수백만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유명 테마파크가 폐쇄되고 항공기 운항도 중단되면서 관광객 수만명의 발도 묶였다.

플로리다 중서부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밀턴은 허리케인 5개 등급 가운데 3등급으로, 이틀 전 가장 강력한 5등급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대 지속풍속이 시속 195㎞로, 해안에서 최대 4m의 해일이 일고 일부 지역에선 최대 46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CNN 방송은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대서양·기상연구소를 인용해 밀턴 중심부 근처에서 높이 8.5m의 파도가 해양 드론(무인기)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미 기상청(NWS)의 플로리다 탬파 베이 지역 사무소는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폭풍이 현재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탬파 지역에 100여년 만에 최대 영향을 주는 최악의 폭풍이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밀턴 강타에 대비해 플로리다주 15개 카운티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들 카운티에는 총 720만명가량이 거주한다. 로이터 통신은 200만명에게 대피령이 발동됐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 도시 세인트피터즈버그의 켄 웰치 시장은 주민들에게 밀턴으로 인해 장시간 정전이 되고 하수도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피해 발생에 대비해 플로리다와 다른 지역의 주 방위군 9천여명과 가스·전기 등 주요 기반시설 근로자 5만여명, 휘발유 공급을 위한 유조차와 호위 순찰차 등을 대기시키거나 배치했다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인명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 지역에 200만명분의 식사와 4천만 리터의 물을 비축했으며, 약 900명의 지원 인력을 배치했다.

밀턴 상륙에 앞서 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 씨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가 문을 닫았다.

이들 테마파크는 10일에도 문을 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미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 수만명이 불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올랜도 국제공항과 국내선 운항 공항이 운영을 중단하고 약 1천9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케네디우주센터도 폐쇄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리다 지역에 연방 비상사태를 승인하고 연방 차원에서 허리케인 대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앙골라 순방 계획을 연기했다.

플로리다는 지난달 27일 해안에 상륙해 북동쪽으로 가로지른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의 관통으로 이미 큰 피해를 본 상태에서 2주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강력한 허리케인을 맞닥뜨렸다.

헐린은 플로리다를 비롯해 조지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미 남동부에서 최소 230명의 사망자와 수십조원 규모의 재산 피해를 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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