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열린 금융위원회 대상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의 가상자산 정책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 독점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인 업비트가 시장 거래량, 예수금, 매출액, 수수료 전반에서 업계 70%를 웃돌고 있다"며 "이는 공정거래법상 독점 상황임에도 금융위가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업비트의 독점이 가상자산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시장 왜곡과 부작용을 발생시킨다"며, '업비트와 케이뱅크' 관계를 사례로 꼽았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예수금 22조 원 중 업비트의 예수금은 고객예치금 3조7천억 원과 예금 2,600억 원 상당으로, 단일 고객이 은행 예수금의 17.8%를 차지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시행과 함께 업비트가 고객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케이뱅크 영업이익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게 된 점도 언급했다.
업비트가 지급해야하는 고객예치금 이용료율 2.1%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분기당 193억 원 수준으로, 이는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15억 원의 37%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업비트가 케이뱅크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금산분리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 의원은 금융위의 가상자산 정책이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을 상실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거래소 시장은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간 연계 및 통화 간 연결성이 약해지고 있다"며, "상품도 현물에만 한정해 파생상품, 마진 거래 등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진출을 막고, 디파이, NFT, 스마트 계약 같은 혁신 기술에서도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금융위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국내 거래소 해외 진출과 해외 자금의 유입 통로 개설을 위한 시장 육성 정책을 제대로 만들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보호와 육성을 균형 있게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민간 전문가들로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해 전반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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