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둔화 속 음식배달 라이더들의 수수료는 줄어들고 근무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들이 한계에 몰리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은 18일 '세계 최대 음식배달 시장(중국)에서 라이더들이 무너지는 이유: 진짜 쥐어짜이고 있다'는 제목 기사에서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는 세개의 영상을 언급하며 현지 배달 노동자들과 관련된 많은 폭발적인 충돌 사례 중 일부라고 소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한 음식배달 노동자가 길 한복판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패대기 치며, 고객으로부터 부당하게 나쁜 평가를 받아 호출이 줄어 수입이 감소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도대체 그들은 무엇을 원하나? 내가 죽기를 원하나?"라고 격분했다.
또다른 배달 노동자는 도로에서 신호 위반으로 자신을 붙잡은 경찰에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벌떡 일어서더니 자신의 오토바이를 확 밀쳐 쓰러뜨린 뒤 신호를 무시한 채 도로를 가로질러 뛰어가 화를 분출했다. 분노한 라이더들이 한 아파트 단지 앞에 모여 경비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동료 라이더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CNN은 "사람들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NN은 3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매출과 주문 건수가 두배 이상이 된 중국의 2천억달러(약 274조원) 규모 세계 최대 음식배달 산업이 한때는 임시 근로자들에게 탄탄한 수입을 제공했지만, 더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장기간 부동산 위기부터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까지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배달 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이공대 제니 찬 부교수는 CNN에 "그들은 장시간 일하고 있고 진짜 쥐어짜이고 있다"며 "배달 플랫폼들이 낮은 비용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은 계속해서 압박에 직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둔화로 사람들이 더 싼 음식을 주문하면서 음식값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배달 노동자들의 수입이 줄어들게 됐고, 이에 그들은 벌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오랜 시간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메이퇀과 어러머가 중국 음식배달 플랫폼을 양분하면서 배달 노동자들이 악화하는 근무 환경에 반발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찬 부교수는 두 플랫폼이 사업 초기에는 투자를 많이 했지만 시장을 장악한 후에는 배달 노동자들의 보너스와 임금을 삭감함으로써 자신들의 비용 부담을 라이더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회사 이미디어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음식배달 시장은 2천140억달러(약 293조원)로 2020년의 2.3배가 됐으며, 2030년에는 2천800억달러(약 383조8천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메이퇀과 어러머의 이익은 모두 급증했으나 반대로 배달 노동자들의 임금은 크게 줄었다.
중국신고용연구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음식배달 노동자들은 월평균 6천803위안(약 130만9천원)을 벌었다. 이는 5년 전 이들의 월평균 수입보다 1천위안(약 19만원) 줄어든 것이다. 상당수가 5년 전보다 더 오랜 시간 일하고 있음에도 소득은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1천838위안(약 33만원)으로, 1천위안의 수입 감소는 상당한 규모라고 CNN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 노동자들은 가능한 한 많은 배달을 하고자 위험한 도로 상황을 무시해 안전사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