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IPO 모습 감춰
공모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던 케이뱅크가 상장을 연기하면서 대형 IPO가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조 단위' 기업 상장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올해 대어급 상장이 없어 공모시장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하게 된 것은 공모가가 고평가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 산정 때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56배로 적용했는데, 케이뱅크보다 수익성이 좋은 카카오뱅크(1.62배) 기업가치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은 물론 단 한 곳의 해외 투자자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제는 연내 예정된 '조 단위' 대형 IPO가 없어 공모시장의 침체된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점입니다.
SGI서울보증보험과 LG CNS 등은 모두 내년으로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 상장 실패 영향이 제한적이란 시각도 있지만, 공모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스팩과 이전상장을 제외하고 지난 8월과 9월 상장한 기업 12곳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곳은 4곳에 불과합니다.
고금리 장기화로 기관투자자의 투자 여력이 약해진 가운데 '금투세 논란'과 '미국주식 열풍'으로 주식시장 투자심리도 위축된 탓입니다.
당장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오는 24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데, 최근의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평가가 많습니다.
[증권사 IPO 관계자: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다운(위축)돼 있어서 자산운용사 등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의 여력이 많지 않아서 과감하게 베팅을 못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증시 활력이 떨어진 가운데 대형 IPO 기업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공모시장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CG: 한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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