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성적표 받은 국내 기업…성장·수익성 다 놓쳤다

유오성 기자

입력 2024-10-23 14:23   수정 2024-10-23 14:28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 15.1%에서 -1.5%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매출액증가율은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로 지난해 2009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1.1%)보다 낮은 수치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3.5%)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한 배경은 지난해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 산업이 부진한 영향이다.

강영관 한국은행 기업통계팀 팀장은 "작년 우리나라 대표 업종인 반도체, 석유정제 등에서 주요 기업들의 성장세가 크게 감소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대기업과 제조업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기업경영 성적에 대해서는 "2분기까지 성장성 지표가 좋았고, 3분기는 반도체 등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하향 조정되고 있으나 이익과 매출 자체는 좋아서 올해는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좋을 걸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나빠진 가운데 지난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보상비율도 악화했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은 191.1%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좀비기업' 비중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년도와 동일하게 42.3%를 기록했다.

강 팀장은 이자보상비율 악화에도 좀비 기업 비중이 전년과 동일한 것에 대해 "삼성과 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 주요 업종에서 수익성 지표와 매출액 증가율 지표 등이 좋지 않았다"며 "그런 기업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평균 비율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지난해 120.8%로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 반면 차입금 의존도는 31.4%로 전년에 비해 0.1%p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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