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오늘 적자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9.7% 인상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물가와 가계부채 부담을 고려한 조치라지만 전기 판매금액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가정용과 업소용 전기요금은 그대로 유지됐는데요, 한전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엔 역부족 아닌가요?
<기자>
일단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적자 해소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합니다.
한전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원 인상될 때 한전의 전기 판매 수익(매출)은 연간 2,700억원 늘어나는데요.
이번 산업용 인상분 평균금액 16.1원을 적용해보면 한전은 연 4조7천억원의 판매 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정부와 한전은 공식적인 수치를 내놓진 못했지만 이번 요금 인상으로 한전이 안정적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실제 이번 인상까지 포함해 2022년 이후 평균 50% 가까이 전기요금이 오르며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간에서도 벗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차례 요금 인상과 고강도 자구노력에도 2021년 이후 한전의 누적적자는 41조원에 달하고 있는데요.
부채도 올해 상반기 기준 203조원으로 불어나 하루 이자 비용만 122억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산업용과 달리 주택용과 농사용 전기는 여전히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는 만큼,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와 부채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가정용 등의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정부는 전기요금 추가인상 가능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정부는 현재의 금리 수준과 국제 유가 안정세가 지속되는 경우 향후 전기요금 인상 유인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 인상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브리핑에서 "현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이나 금리, 환율이 유리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에 한 번 더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하겠다"며 인상 고민 시점을 내년으로 미뤄뒀습니다.
다만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분을 적용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은 연평균 1억 1천만원 내외로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정부는 일단 이들 수출 대기업은 부담 여력이 충분한데다, 전체 원가 비중에서 전력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에 불과해 수출물가에 반영되더라도 국내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재계는 정부가 대기업에 전기요금 인상을 전가한 것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국내 첨단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티비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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