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제쳤다'...기아, 3분기 실적 '역대 최대'

배창학 기자

입력 2024-10-25 16:14  

3분기 영업이익률 '10.9%'
일회성 충당금 발생 불구 고수익성 체제 유지

기아가 전년 동기 대비 차량 판매 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진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의 친환경차, 레저용차량(R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가로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0.9%로 10.8%인 테슬라보다 높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라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낸 성과다.

기아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6조 5,199억 원, 영업이익 2조 8,81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0.6% 늘었다. 순이익은 2조 2,679억 원으로 2.1% 증가했다.

이로써 기아는 2022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익률을 이어가며 업계 최고 수준의 고수익 체제를 유지했다. 특히 일회성 요인으로 작용한 6,310억 원의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익은 3조 5,13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3.2%로 뛴다.

매출원가율은 재료비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0.3%p 오른 76.8%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율은 보증 연장 관련 충당금 반영 등으로 전년 대비 0.6%p 상승한 12.3%를 냈다.

올해 3분기 국내와 해외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각각 6.7%, 0.8% 감소한 12만 5,191대, 63만 8,502대다. 이에 글로벌 시장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 준 76만 3,693대다.

국내에서는 고금리와 실물경제 불황으로 산업 수요가 3.6% 감소한 데다 오토랜드화성의 신차(픽업트럭 타스만) 생산 설비 공사에 따른 가동 중단 영향으로 전년 대비 6.7% 줄었다.

해외는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등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한 북미와 아태 권역, 인도 등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하지만 보조금 축소에 따른 전기차 판매 감소와 인기 차급인 소형차 공급 부족으로 유럽과 중남미 권역, 중국, 러시아 등에서의 실적 부진으로 전년 대비 0.8% 줄었다.

기아의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약세와 HEV 수요 호조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카니발 HEV와 스포티지 HEV 판매 확대, 국내 EV3 신차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약 15만 5,000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5%p 상승한 21%로 집계됐다.

올해 1~3분기 누적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든 231만 9,390대를 기록했다. 누적 매출은 6.4% 증가한 80조 3,006억 원, 영업익은 8.8% 늘어난 9조 9,507억 원을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고금리 기조 지속과 대기 수요 소진 등으로 글로벌 산업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국내 생산 이벤트에 따른 일시적 생산 공백과 차종 라인업 효율화에 따른 일부 차종 판매 공백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향후 4분기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 전략과 관련해 국내와 미국에서는 카니발 HEV와 쏘렌토 HEV 등을 앞세워 HEV 모델 판매 비중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또 유럽에서는 대중화 전기차 EV3를 9,000대 이상 판매하는 등 기존 HEV 모델 판매화 함께 친환경차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특히 기아는 4분기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속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과잉 공급에 따른 업체 간 경쟁 심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긴축 경영 등 자동차 시장 환경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체질적으로 개선된 기아의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경영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기아는 4분기 판매의 경우 모든 공장의 생산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K8 HEV, 카니발 HEV 등 인기 모델들의 판매를 본격화하고, 대표적인 볼륨 모델인 스포티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 출시를 앞둔 만큼, 모든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아는 내연기관부터 EV, PHEV, H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갖춘 강점으로 급변하는 친환경차 시장 상황과 수요에 맞춘 유연 생산 시스템을 강화하고, 주력 RV와 HEV 중심의 판매 확대를 지속하는 동시에 EV3를 앞세워 EV 대중화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카니발·쏘렌토 등 HEV 라인업을 갖춘 인기 RV 모델의 판매 확대를 지속하는 동시에, EV3·K8 상품성 개선 모델·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등 신차 판매에 집중해 수요 위축을 극복해나갈 방침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HEV 및 RV 모델, K4, EV3 등 각 시장별 주력 신차를 판매하고, 특히 유럽에 일시적 공급 부족이 발생했던 모닝, 스토닉 등 소형급 볼륨 차종의 공급을 확대해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고객 선호 사양과 디자인을 개선한 GT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출시해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수출 전략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 공장을 활용해 아태, 아중동, 중남미 시장에 경제형 RV 판매 확대를 지속할 방침이다.

기아는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량 등을 하향 조정하는 등 고전하는 상황 속 3분기까지 사업 계획 목표치를 초과 달성함에 따라 올해 초 밝혔던 주주가지 제고 방안 중 하나였던 자사주 소각을 추가로 시행한다.

아울러 4분기 전망을 반영해 연초 밝혔던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다. 올해 상반기 매입했던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중 50%를 이미 5월에 소각했으며, 주주가치 제고 약속 이행을 위해 연내 잔여 50%를 추가 소각한다.

기아는 올해 경영실적 전망치를 매출액의 경우 기존 101조 1,000억 원에서 105조~110조 원, 영업익은 기존 12조 원에서 12조 8,000억~13조 2,000억 원, 영업이익률은 기존 11.9%에서 12%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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