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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 잠재운 구글..빅테크 실적 기대치 커졌다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10-30 07:23  



미국 뉴욕증시가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고용지표 등 이벤트 들을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알파벳은 장중과 장 마감 이후 큰 움직임을 보였고, 엔비디아도 소폭 반등하며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지지했다.

현지시간 2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4포인트 0.16% 소폭 오른 5,832.92선까지 올라섰다.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 역시 145.56포인트, 0.78% 뛴 1만 8,712.75를 기록했다. 반면 다우존스 지수는 유나이티드헬스, 월마트를 비롯해 은행, 결제, 보험, 유통, 제조업 전반의 주가 부진에 전날보다 154.52포인트 0.36% 내린 4만 2,233.05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으로 시장에 나타났던 트럼프 트레이드와 순환매가 주춤한 가운데 이날 시장의 주인공은 기술주가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각각 1%대, 메타는 전날 인공지능 기반 검색 플랫폼 구축에 대한 기대와 선거로 인한 광고 수익 증가 가능성에 2%대 상승을 이어갔다. 브로드컴과 AMD 등이 장중 각각 4%, 2% 올랐지만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엇갈렸다.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으로 매분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잇는 알파벳은 지난 분기 예상을 깨고 주력인 광고 수익에 더해 클라우드 부문의 고성장을 알리며 장 마감 후 거래에서 4%대 강세다. 알파벳이 발표한 지난 3분기 주당순이익은 2.12달러로 월가 컨센서스 1.85달러를 넘어섰다. 총 매출액은 882억 7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15% 성장했고, 영업이익률ㄹ은 32%로 컨센서스 31.4%보다 높았다.

사업 부문별로 성적도 양호했다. 구글 검색 광고 매출은 658억 5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10.4% 성장했고, 유튜브 광고 수익도 89억 2천만 달러로 12.2% 뛰었다. 유튜브 광고는 지난분기 틱톡 등 경쟁 플랫폼에 밀려 시장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한 분기 만에 만회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클라우드 부문은 35% 증가한 113억 5천만 달러로 컨센서스 109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분기 사상 첫 100억 달러 돌파에 이어 주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 속에 사업부문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다만 알파벳은 검색과 스트리밍 등의 총 트래픽 획등비용(TAC)는 137억 2천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2억 달러 가량 초과했고, 대규모 AI 가속기 투자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은 176억 달러로 예상치 230억 달러를 밑돌았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중동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10%대 고른 성장을 보였다. 순다 피차이 최고경영자는 성명에서 “AI에 대한 투자로 검색과 유튜브, 클라우드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사업 성과를 보였다”며 “효율성 개선에 집중해 수익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알파벳이 띄운 기술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는 AMD로 인해 다소 누그러졌다. AMD는 인공지능 반도체 부문에서 인상적 성과를 냈지만 주력 사업 등 전망치가 예상 수준에 그치면서 실망감과 함께 시간외에서 6.9% 하락 중이다. AMD는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이 92센트로 예상과 같았으나 매출액은 전년대비 18% 증가한 68억 2천만달러로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4분기 가이던스에서 매출 전망은 오차범위 위 아래 3억달러를 감안한 75억 달러로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특히 지난 분기 클라이언트 부문에서 29% 성장했지만 게임 부문은 69% 매출이 감소하는 등 기존 사업 부문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는 “데이터센터 제품 판매에서 기록적인 분기”였다”면서 컴퓨팅 수요 증가에 따른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장 마감후 실적을 낸 나머지 기업 가운데 소셜미디어 업체인 레딧은 시간외 18% 상승하며 종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레딧은 지난 분기 매출이 68% 늘었고, 이 가운데 광고 매출만 3억 1,500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결제기업인 비자는 순매출, 결제액에서 예상을 상회해 1.91% 상승 중이고, 치폴레는 가이던스 실망에 2.8% 하락 중이다.

전날 오후와 이날 오전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제조업, 제약, 금융사들은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소파이는 4분기 연속 흑자에도 6.43% 급락했고, 올들어 30% 넘게 오른 페이팔 홀딩스도 매출이 기대치를 밑돌아 3.96% 내렸다. 페이팔은 3분기 조정 주당순익 1달러 20센트로 전년대비 20% 성장했지만 매출 컨센서스 78억 8천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 알렉스 크리스 최고경영자는 “무료로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벗어나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이는 매출 둔화를 의미한다”고 밝혀 장중 하락폭을 6%대로 키우기도 했다.



자동차 제조업을 상징하는 포드는 전기차 부문에서 지난 분기 12억 2천만 달러 손실을 내고 이날 8.44% 급락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는 예상보다 재고 수준이 높다며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번스타인은 이에 대해 “경영진들은 불확실한 2025년에 대한 전술적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도이치뱅크는 “경영진 발표를 감안해 내년 상반기 개선도 미미할 수 있다”고 우려를 쏟아냈다. 북미 최대 주택건설사인 D.R.호튼은 고금리로 인한 주택 수요 약화에 어닝 쇼크를 보였다. 2024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15.2% 감소한 12억 8천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밑돌았고, 2025회계연도 연간 전망도 매출 최대 375억 달러를 제시해 컨센서스 394억 달러보다 낮았다. 데이비드 울드 최고경영자는 “많은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이 더 낮아질 금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수요 약화가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월가 금융계 실력자들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 출동해 대선과 AI에 대한 굵직한 발언을 쏟아냈다.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는 미 대선에 대해 동전 던지기와 같다면서도 “박빙의 승부이겠지만, 트럼프의 승리를 기대한다”며 지원에 나섰고,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도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겠다면서도 “대통령직의 효율적 수행 기반, 체계에 이해가 더 높다”며 트럼프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일론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해리스-트럼프간 접전지에 대한 자신의 지원에 대한 발언을 남겼다. 머스크는 그러나 이러한 발언 외에 “내년 중반 텍사스에서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리라 본다”며 로보택시에 대한 구상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손 마사요시 회장도 “2035년까지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의 1만 배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미래에 훨씬 더 큰 기업이 될 것이기에 저평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경제지표는 연준의 통화정책 속도를 바꾸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미 노동부가 밝힌 9월 구인이직 보고서에서 구인건수는 744만 3천 건으로 예상치 799만 건보다 낮았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로 오는 금요일에 나오는 10월 비농업 일자리 보고서의 감소폭이 클 것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 남부를 휩쓴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 등의 여파로 인해 일시적인 일자리 지표 악화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가 공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8.7로 지난 9월 99.2를 크게 웃돌았다. 현재상황 지수와 기대지수도 각각 14.2포인트, 6.3포인트 뛰어 견고한 미국 경제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표 발표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8bp 하락해 4.26%로 전날까지 트럼프 트레이드 여파로 인한 상승세를 잠시 쉬어갔다.

이번 주는 다음 주 미 대선을 피해 주요 경제 지표와 실적 발표가 몰려있는 이벤트 주강에 해당한다. 알파벳의 실적을 소화한 시장은 수요일인 30일 3분기 GDP 속보치, ADP의 10월 민간 고용보고서와 함께 일라이릴리,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굵직한 기업들의 실적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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