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심경의 변화?...아이폰 금수 조치 해제

이란이 애플의 신형 아이폰에 대한 금수 조치를 해제한다.

사타르 하셰미 이란 통신장관은 3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신형 아이폰을 등록하는 문제가 해결됐다"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수입 조치가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 통신은 이란에서도 곧 아이폰 최근 모델인 14·15·16 시리즈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이폰 14 시리즈 이후 모델은 2023년의 수입 금지 조치 때문에 이란의 국영 무선 통신망에 등록할 수 없었다.

관광객이 사용하는 모델도 이란을 방문할 수 있는 기간인 한 달이 지나면 작동이 중단됐다.

이란 리알화 가치가 급락하자 현금 대신 실물을 보유하려고 아이폰 13과 그 이전 모델을 구하려는 수요가 늘어 구형인데도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까지 나타났다.

AP 통신은 이같은 현상을 이번 금수 조치 해제의 배경으로 짚으며 "이는 수십 년간 서방 제재가 이란을 괴롭힌 경제난의 신호탄이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탓에 애플이 이란의 통신사나 유통사와 직접 계약해 수출할 수는 없고 제3국을 경유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중도·개혁 성향의 페제시키안 대통령 집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강경 보수파였던 전임자와 달리 서방과 관계 정상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히잡 착용 여부 단속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란은 대표적인 반미 국가지만 애플 제품의 인기는 높다. 금수 조치 이전 연간 44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휴대전화 시장 중 약 30%를 아이폰이 차지할 정도로 젊은층이 선호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