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감방 만들어 중독자 아들 감금...'오죽했으면'

입력 2024-11-10 17:20  



태국에서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며 노모가 집에 감방을 만들어 중독자인 아들을 가둔 사례까지 나왔다.

태국 동부 부리람주에서 64세 노모가 마약에 중독된 42세 아들을 가두기 위해 집에 철창으로 된 감방을 설치했다가 적발됐다고 1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카오솟이 보도했다.

이 어머니는 아들이 최근 재활 과정을 거치고 풀려났지만 자신과 이웃에 피해를 줄까 두려워 업체를 통해 집에 감방을 만들었다고 당국에 밝혔다.

당국 관리들은 어머니 행동이 불법이고 인권 침해라면서도, 아들이 수십 년간 중독·재활·재발을 반복하며 행동이 점점 더 공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20년간 나는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고 하소연했다.

타위 섯성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국가 마약 예방·통제·문제 해결 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고 이 사건에 대해 단순한 마약 밀매범 단속 이상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아들에 대해 신경정신과 병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지 평가하고, 필요하다고 판정되면 1년 이상 치료를 받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동부 우돈타니주에서는 마약에 중독된 어머니에 의해 방치된 3살 남자아이가 고속도로에서 걸어가다 경찰에 의해 구조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이는 발견 당시 약 15km 떨어진 할머니 집으로 걸어가려했고, 경찰은 아이를 어머니에게 인계해 할머니 집으로 데려가게 했다.

조사 결과 아이 어머니는 마약 중독 때문에 아이를 방치해 굶주리게 했고 이웃과 사찰에서 음식을 구걸하게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할머니와 이웃들은 당국이 개입해 어머니를 치료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런 사건들이 이어지자 패통탄 친나왓 총리의 행정부는 마약 문제를 최우선 국가적 과제로 보고 대처에 나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태국은 미얀마·라오스와 국경 지역에 있는 세계 최고의 마약 생산지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마약류가 쏟아져 나와 심각한 사회 문제를 겪고 있다.

또 태국 정부는 2022년 의료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해 향락용 대마 사용과 청소년 대마 중독이 느는 등 부작용이 커지자 대마 합법화 취소 등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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