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11일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1시 5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천500원(2.63%) 내린 5만5천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1년 새 가장 낮은 가격이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월 11일 장중 9만6천800원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같은 날 9만1천원이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약 3년 10개월 사이 43%가량 내린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특히 외국인이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장장 33거래일간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12조9천339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10월 28일과 29일 단 이틀 각 100억원 미만의 순매수를 기록한 뒤 10월 30일부터 다시 매도 행진을 시작, 지난 8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고 이날도 순매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인공지능(AI)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HBM 밸류체인에서 소외되며 후발 주자의 위치가 됐다.
여기에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반도체 섹터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TSMC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공장을 짓고 그 대가로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아직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칩스법과 같은 직접 보조금보다 관세가 반도체 산업 진흥에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이어서 계약 조건, 계약의 성사 여부, 계약시 보조금 지급 시기 등과 관련한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중국을 견제하는 만큼 대만 TSMC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기조가 바뀌게 되면 한국 반도체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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