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을 좌우했던 열쇳말은 '공급난'일 겁니다.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대책이 쏟아져 나왔고, 그래서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나아지나 했습니다.
하지만 착각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방서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한국건설경영협회는 내년 전국에 분양되는 아파트가 올해보다 5만 가구 증가한 30만 가구라고 전망했습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9만가구, 증권가에서는 26만가구 정도로 예상 규모는 제각각이지만 하나 같이 올해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문제는 늘어났다는 물량이 정말 늘어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공사비 협상 등으로 분양이 미뤄져 누적된 미착공 물량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증권가가 추산한 주요 건설사들의 분양 목표 달성률은 올 3분기 기준 63% 수준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연간 2만가구 이상 쏟아내던 GS건설만 해도 올해 1만5천가구 정도로 장사를 마칠 예정입니다.
3년 만에 '주택통' 수장을 맞은 DL이앤씨와 고마진 자체사업을 앞세운 HDC현대산업개발마저 목표 대비 분양 실적이 저조합니다.
올해는 특히 11월을 끝으로 분양을 마치는 지역들이 적지 않은 만큼 내년에 늘어난다는 물량은 사실상 이월된 물량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이미 사업 지연 전적이 있는 3기 신도시 본청약 물량까지 줄줄이 미뤄진다면 내년 분양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새 아파트도 씨가 말랐습니다.
내년에는 1천가구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 물량이 10만가구를 밑돌면서 12년 만에 가장 적을 전망입니다.
이렇듯 물량은 잠기고, 고공행진하는 분양가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는 삼중고가 예상됩니다.
[함영진 /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시장의 돈줄을 옥죄는 수요 억제책이 강력한 상황입니다. 주택시장 흐름이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고가 수요가 많은 수도권 위주로만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자기 자본을 충분히 들고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내 집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다음 달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디딤돌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분양 아파트 잔금대출도 막기로 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송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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