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치솟는 가운데, 10만 달러 도달 가능성을 두고는 견해가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선을 터치하면서 연말까지 1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이미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으며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대선 직전 7만 달러 아래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30%가량 급등, 13일 코인베이스 등 일부 거래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9만달러 선을 터치했다.
코인마켓캡을 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4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8,085달러로 일주일 전 대비 24% 오른 상태다.
최근의 비트코인 랠리에는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암호화폐 산업을 '사기'라고 비난했던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등을 공약했으며,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했다.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각도 호재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머스크를 인도계 출신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 수장에 내정했다.
가상화폐 업계는 천문학적 자금력을 앞세워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도 일정 부분 의회 지형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및 비트코인 채굴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이른바 반감기 효과 등 지난 3월 상승 당시의 호재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팅 플랫폼 '칼시'를 보면 이용자의 60%가 내년 1월 이전 비트코인의 10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데 베팅했고, 이용자의 45%는 이달 중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랠리가 이제 막 시작했다"면서 연말까지 12만5천달러, 내년 말까지 20만달러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면서 가상화폐가 스테이블코인 송금, 전통 자산의 토큰화 등에 실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BRN의 발렌틴 푸르니에 애널리스트는 상대강도 지수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과매수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히면서, 고점에서 진입한 신규 투자자들 때문에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봤다.
페퍼스톤그룹의 크리스 웨스턴은 "비트코인 가격이 과열 상태에서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지 소폭 조정을 기다릴 지 투자자들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급등 후 조정 장세를 예상하는 견해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언제 현실화할지, 또 비트코인의 전략자산 비축이 현실성 있는지 투자자들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앨리슨 슈레이거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위험성을 추가하고 싶으면 가상화폐 투자가 어느 정도 타당하지만 레버리지 투자 등 다른 방식도 있다"며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보면 좋은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며, 대규모 거래에 실용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