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수준 고용 한파에…'판매직' 직격탄 맞았다

입력 2024-11-18 06:50   수정 2024-11-18 07:06



내수 부진으로 판매직 고용 상황이 코로나19 팬데믹때 수준만큼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에 판매직 고용 악화 여파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0월 월평균 판매 종사자는 251만8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명 줄었다.

이는 7차 표준직업분류 기준이 적용된 2013년 이후 1∼10월 기준 세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2020년(-12만7천명)과 2021년(-13만2천명) 다음으로 많다.

온라인 상거래 증가, 키오스크 확대 등 영향으로 판매직 종사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내수 상황에 따라 진폭이 크다.

팬데믹 영향에 2021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가 2022년(9만4천명), 2023년(5만5천명)에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감소 폭이 다시 커져 결국 10만명을 또 넘어섰다.

월별 추이에서도 판매직 감소 폭 증가세가 나타난다. 지난 5월 14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8월 7만1천명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늘어 지난 달 11만9천명을 기록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데도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가 살아나지 못해 내수 업종에서 고용 상황이 나빠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수는 서비스 소비에 비해 재화 소비인 소매판매가 특히 부진하다.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1.9% 감소해 '역대 최장' 10개 분기째 줄고 있다.

결국 판매직 고용 둔화가 이런 소매판매의 부진 누적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판매직 고용 한파는 청년층에 집중되어 올해 줄어든 판매직 11만명 중 절반에 가까운 5만1천명이 15∼29세 청년층이었다.

50대가 3만1천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30대(3만600명), 40대(6천400명) 등 순이었다. 60세 이상에서는 오히려 9천명 증가했다.

감소율 기준으로도 청년층이 13.5%로 가장 커 같은 기간 청년층 인구 감소율(2.8%)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상대적으로 노동시간이 짧고 임금이 낮은 청년층 일자리가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장기간 회복되지 못하면서 알바생 고용을 중단하고 자영업자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판매직 감소의 상당수는 저임금 청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용 위축은 최근 도소매업·건설업 등에서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달 도소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8천명 줄며 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8개월째 취업자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도 9만3천명 감소해 6개월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다.

올해 정부의 고용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7월 전망한 올해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3만명인데 10월까지 취업자 증가 폭은 18만4천명에 그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2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건설업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당초 20만명에서 18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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