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효과 단기적"
"삼전 기술 경쟁력 회복 급선무"
삼성전자가 10조 원 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코스피가 2% 넘게 올랐습니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주가 부양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반도체 기술 경쟁력 없이는 주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신재근 기자와 스튜디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신 기자, 삼성전자가 이틀째 급등했습니다. 시장은 이번 자사주 매입 효과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일단 수급 관점에서 유통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가 단기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석달 내 3조 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를 모두 소각하기로 했는데요. 나머지 7조 원에 대해선 매입 시기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자사주 3조 원을 소각하면 보통주와 우선주 주식 수가 전체 주식 수의 각각 1% 가까이 줄어들게 됩니다. 나머지 7조 원도 소각할 경우 그 비중은 3% 가까이로 높아집니다.
이익이 그대로라고 가정하고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입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매도해 왔던 외국인의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앵커>
자사주 매입이 수급 측면에서 도움이 되겠지만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가 외국인들이 반도체 경쟁력에 대해 의문을 가졌기 때문 아닌가요.
<기자>
삼성전자의 근본적인 반도체 경쟁력 회복 없이는 효과가 일시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 위해선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는 건데요.
가장 중요한 건 HBM(고대역폭메모리) 같은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고요.
파운드리의 생존 가능성과 스마트폰 성장 둔화에 대해서도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종합하면 이번 자사주 매입, 소각은 주가의 하방을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할 뿐 기술 경쟁력 회복이 선행되지 않으면 6만전자와 7만전자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삼성그룹주도 짚어보도록 하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가 모두 급등했습니다.
왜 오른 겁니까?
<기자>
삼성생명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삼성화재도 10% 넘게 올랐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서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도 오른 건데요,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금산분리 때문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고 이 매각대금을 주주환원에 활용할 것이란 견해도 제기했습니다.
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자본이 소유하는 산업자본 지분율이 10%를 넘어가면 초과분을 매각하거나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요.
이 내용은 장슬기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앵커>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증시가 휘청거리지 않았습니까. 시장 내에선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기자>
시장에선 1차적으로 트럼프 2기 불확실성에 따른 매도 물량이 어느 정도 나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던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건데요.
그동안 지수가 조정받으면서 가격적인 측면에서 저평가 매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수준으로 작년 말 10.8배에서 크게 하락했고, 10년 평균(10.5배)에도 한참 밑돌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주식시장의 낙폭이 컸고,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상장사들의 이익 추정치가 올해와 비슷한 190조~200조 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가격 매력을 부각시키는 요인입니다.
때문에 트럼프 취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보다 가격 매력에 좀 더 의미를 두고 연말까지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판단입니다.
이번주 주목해서 볼 이벤트도 있는데요. 현지시간 20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하는데, 결과에 따라 반도체 관련주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하지만 오늘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이어갔습니다.
외국인의 매도 분위기 언제쯤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00억 원어치 순매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도 2천억 원 가까이 팔아치웠는데요.
국내 주식을 본격적으로 살 만한 모멘텀이 아직 없는 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외국인이 국내주식 비중을 줄인 근본적 원인은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 저하뿐만 아니라 공매도 금지와 밸류업 실망 등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종합적인 이유 때문에 "장기투자성 외국인 자금을 중심으로 한국 주식을 팔았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만으로 외국인이 당장 매수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부과 등 어떤 정책을 취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취임식까지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밸류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내년 3월 공매도가 본격 재개되는 등 내년에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본격 매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란 보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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